방산·조선 이어 비트코인까지…'트럼프 로켓' 올라탄 한화그룹

입력 2024-11-11 17:38
수정 2024-11-19 17:00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선 승리 이후 한화그룹주 시가총액이 급증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방위산업, 조선, 우주 등이 ‘트럼프 트레이딩’ 업종으로 부상한 데다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하자 두나무 지분을 들고 있는 한화투자증권 주가까지 크게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한화그룹이 트럼프 2기의 최대 수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한화투자증권은 17.18% 급등한 416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투자증권 우선주도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가 19.86% 오른 8330원에 마감했다. 한화투자증권 주가가 크게 뛴 것은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을 5.94%(올 상반기 기준) 보유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8만1000달러를 넘어서자 두나무 기업가치 상승 기대에 주가가 올랐다.

한화그룹은 ‘트럼프 2.0’ 시대 업종으로 주목받는 우주, 방산, 조선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13.15% 오른 한화시스템은 군위성통신체계 사업에 참여하는 우주·방산 관련 기업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의 일등 공신인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에게 통 큰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화시스템이 수혜주로 떠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선업 협력을 요청한 것은 한화오션 주가를 밀어 올렸다. 한화오션은 미군 함정 유지보수(MRO) 사업을 위해 올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는 등 미 해군과의 협력을 일찌감치 준비했다. 한화오션은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 이후 3거래일간 주가가 34.1% 폭등했다.

한화그룹주 시총은 이달 들어 7거래일 동안 6조6793억원 증가했다. 국내 주요 그룹사 중 증가폭이 가장 크다. 한화 다음으로 시총이 많이 불어난 곳은 HD현대그룹이다. 같은 기간 6조2011억원 늘었다. HD현대그룹 또한 HD현대중공업(조선), HD현대일렉트릭(전력인프라), HD현대인프라코어(우크라이나 재건) 등 트럼프 수혜주를 다수 보유했다.

다만 트럼프 트레이딩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트럼프 트레이드는 합리적 행정부 진용이 나타나며 내년 초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화당의 ‘레드 스윕’(연방 상·하원 장악)으로 다음 중간선거가 예정된 2026년 11월까지 트럼프 공약대로 주식시장이 움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