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드론 택시 등 신개념 교통수단이 한강 물길을 따라 서울 상공을 비행한다. 내년 실증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본 사업이 완료될 2035년 이후부터는 드론을 타고 광화문에서 경기 성남 판교까지 15분, 잠실에서 인천공항까지는 25분 만에 갈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2030년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목표로 내년 상반기 여의도와 한강 일대에서 기술 실증 사업을 시작한다고 11일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육군, 고려대와 공동 개최한 ‘UAM·드론·AI 신기술 협력 콘퍼런스’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서울형 도심항공교통(S-UAM)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가 2020년 내놓은 ‘K-UAM 로드맵’에 맞춰 단계별 사업 추진계획 등을 담았다.
이 같은 UAM 체계가 완성되면 현재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인 광화문~판교를 15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잠실~인천공항은 25분 만에 주파한다. 시는 UAM을 이동뿐만 아니라 관광·의료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운행 노선은 ‘실증-초기-성장-성숙’ 4단계에 따라 확대 증설된다. 실증 단계에선 △킨텍스(고양)~김포공항~여의도공원 △잠실~수서역 등 2개 구간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초기 단계(2026~2030년)에는 김포공항~여의도~잠실~수서에서 UAM을 시범 운용한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여의도 수서 잠실 김포공항에 수직 이착륙장인 버티포트가 단계적으로 설치된다.
성장 단계(2030~2035년)에선 한강과 4대 지천(홍제천 안양천 중랑천 탄천)을 모두 연결해 광역 노선을 구축하고, 성숙 단계인 2035년 이후엔 간선 체계까지 완성할 예정이다.
국토부가 주관하는 1단계 UAM 실증 사업(그랜드챌린지)은 작년 8월부터 전남 고흥에서 진행 중이다. 연구개발 분야 5개 컨소시엄과 통합운용 분야 6개 컨소시엄을 포함해 11곳이 참여 중이다. 이 가운데 1단계 평가를 통과한 컨소시엄만 수도권과 도심에서 실증사업을 할 자격이 주어진다. 현재 통합운용 분야 컨소시엄에는 △대한항공·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자동차·KT △SK텔레콤·한화시스템·한국공항공사 △카카오모빌리티·LG유플러스·GS건설 △롯데그룹 △UAMitra(티웨이항공 등 11개 중소기업) 등 국내 기업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오 시장은 “하늘에 새로운 길을 열어 도심 이동의 자유를 크게 확대할 것”이라며 “안전하고 효율적인 미래 교통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