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시중은행이 ‘단군 이후 최대 재건축단지’로 불리는 서울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에 공급하기로 결정한 잔금대출이 다 합쳐도 1조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민이 필요로 하는 잔금대출이 최대 8조원으로 추산되는 데 비해 턱없이 작은 규모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분양주택에 대한 전세대출을 중단한 은행들이 잔금대출 문턱까지 높이면서 신규 주택을 분양받은 집주인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림픽파크포레온에 대한 잔금대출을 올해엔 아예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달 27일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집주인은 연말까지 신한은행에서 잔금대출을 받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대신 신한은행은 내년에만 1000억원 한도로 잔금대출을 공급하기로 했다. 입주 기한은 내년 3월 말까지다.
우리은행은 관련 잔금대출을 올해 500억원만 공급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내년엔 한도를 증액하겠다는 게 우리은행의 설명이지만,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한도가 큰 폭으로 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내년까지 3000억원, 농협은행은 2000억원 한도로 잔금대출을 내주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올림픽파크포레온에 대한 잔금대출을 3000억원 한도로 내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이 국내 최대 재건축단지에 공급하기로 확정한 잔금대출은 총 9500억원이다.
금융권에선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잔금대출 수요가 총 6조~8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입주물량이 1만2032가구에 달하고, 가구당 분양가격이 전용 84㎡ 기준 12억3600만~13억2040만원으로 형성됐기 때문이다.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한 은행권 잔금대출 규모로 2금융권 대출을 찾는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민도 늘고 있다. 이달 초 이 단지의 잔금대출을 접수한 광주 지역단위 농협 지점은 한도 소진으로 1주일 만에 대출 접수를 중단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