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산업 "새만금에 배터리 소재 공장 착공"

입력 2024-11-11 17:19
수정 2024-11-12 00:44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가 국내 산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핵심 소부장의 공급망 안정은 생산 확대와 기술 혁신을 이끄는 토대가 된다. 최근 2차전지 시장에서 중국이 독점하던 전해액 소재를 국산화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국산 소재를 찾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백광산업은 전해액 핵심 소재인 삼염화인(PCL3)과 오염화인(PCL5) 국산화에 나선 기초화학 전문기업이다. 지난달 전북 군산시 새만금에 총 10만5785㎡ 규모의 생산공장을 착공했다. 장영수 백광산업 대표는 “공장이 완공되면 PCL3·5를 연간 22만t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2차전지업계의 연간 예상 수요 전량을 공급할 수 있는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PCL3·5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대량 발생하는 염산 부산물을 염화칼슘으로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장 대표는 “내년 부산물 처리 공장을 추가로 건설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했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백관산업은 미국과 독일에서 수입해오던 가성소다, 염소, 수소, 염산을 국산화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연구개발(R&D)도 확대하고 있다. 식각재 원료가 대표적이다. 장 대표는 “기존 제품보다 효율성이 좋은 제품을 이미 개발했다”며 “국내외 주요 장비업체와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배터리 소재 공장 인근에 33만㎡ 부지를 확보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생산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장 대표는 “이 공장에서만 20여 가지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소재를 양산하게 될 것”이라며 “첨단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신규 소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시장 개척에도 나설 계획이다. 우선 4년 뒤 미국에 연락사무소를 설립해 영업을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 미국 시장을 거점 삼아 유럽으로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 확대를 고려해 회사명도 영문 ‘PKC’로 바꾼다. 장 대표는 “내부적으로는 사명 변경을 확정했다”며 “주주총회 개최를 통해 공식적인 절차만 밟으면 된다”고 했다.

회사 매출의 16%를 차지하는 식품첨가제 사업도 꾸준히 확대해 시장점유율을 키우기로 했다. 대표 제품인 액상 소르비톨은 국내에서 압도적인 점유율(70%)을 차지하고 있다. 장 대표는 “소르비톨은 단맛이 나지만 혈당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은 주로 치약, 어린이 감기약 시럽 등을 제조하는 데 쓰인다. 1~2년 안에 점유율이 80%에 달할 것으로 회 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2030년 매출 목표는 1조5000억원이다. 장 대표는 “추진하는 사업이 제대로 안착한다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한국을 대표하는 화학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군산=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