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놈은 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어요. 할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고 그저 최선을 다했더니, 3승을 해냈네요?"
10일 강원 춘천 라비에벨CC(파72) 18번홀(파4). 2024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최종전인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최종라운드의 두번째 연장전에서 마다솜의 두번째 샷이 핀에서 15.5m 앞에 멈춰섰다. 척 보기에는 만만찮은 거리. 하지만 마다솜은 내심 자신있었다. 앞서 정규라운드 18번홀에서 버디퍼트를 시도했던 자리와 거의 같은 위치였기 때문이다.
앞서 정규라운드에서는 핀을 살짝 비껴나가 아깝게 버디를 놓쳤고, 이동은(20)과 연장전을 치렀다. "오른쪽으로 조금 휘어져서 빠졌던 걸 기억하고 자신있게 쳤어요." 그의 말처럼 공은 완벽한 라인을 그리며 홀로 빨려들어갔다. 마다솜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시도한 이동은의 버디퍼트가 빗나가면서 마다솜의 2주 연속 우승이자 시즌 3승이 확정됐다. 올 시즌 다섯번째 공동 다승왕에 마다솜의 이름이 올라간 순간이다.
이날 경기에서 마다솜은 버디 6개에 보기 1개로 5타를 줄이며 단숨에 리더보드 최상단으로 올라갔다. 이동은과 이어진 두번의 연장 끝에 우승을 확정지은 그는 어제 2라운드를 마치고 보니 1타 차이로 톱10에 들지 못했더라"며 "끝까지 버디를 잡아서 순위를 최대한 끌어올려보자고 했는데 우승까지 가게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투어 3년차, 마다솜은 다소 늦은만큼 더 화려한 3년차를 보내고 있다. 주니어때 큰 빛을 보지 못했지만 태극기를 가슴에 꼭 달고 싶다는 바람으로 한국체대 재학중이던 2020년네 살 어린 윤이나, 이예원 등과 함께 국가대표를 지냈다. 그는 "또래들에 비해 늦다는 점에 불안했던 적은 없다"며 "늦게 시작했다면 그만큼 더 늦게까지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더 롱런하면 된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으로 마다솜은 투어 최강급 뒷심과 멘탈을 증명했다. 지난해 OK저축은행 읏맨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올린 그는 4번의 우승 중 3번을 연장전에서 거뒀다. 그는 "연장전을 기다리는 동안 라커룸에 가서 최대한 골프에서 떨어져있으려 노력했다"고 멘탈관리 비법을 귀띔했다. 이어 "연장전은 한명과 펼치는 매치플레이인만큼 특별한 전략도 필요하다"며 "그래도 연장은 정말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라고 웃었다.
지난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으로 막올린 KLPGA투어 2024시즌은 이날 마다솜의 우승으로31개 대회 대장정을 마쳤다. 윤이나가 대상·상금왕·최저타수상을 싹쓸이한 가운데 마다솜과 박현경 박지영 이예원 배소현 등 5명이 3승을 거두며 공동 다승왕에 이름을 올렸다. 생애 한번 뿐인 신인왕은 유현조(19)가 차지했다.
춘천=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