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미성년자의 SNS 중독을 방치했다며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에 제기된 소송을 기각했다. 기업 CEO 개인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지방법원은 7일 저커버그 CEO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사용에 따른 어린이와 청소년의 정신 건강 위험성을 숨기도록 지시했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입증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본 로저스 판사는 “(저커버그 CEO가) 기업 활동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책임이 있다고 보기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소송을 제기한 학부모들은 즉각 반발했다. 원고 측 변호사 프레빈 워런 모틀리라이스 파트너 변호사는 “빅테크가 고의로 아이들의 안전보다 회사 이익을 우선시하는 행태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계속해서 증거를 수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원고들은 뉴욕 텍사스 펜실베니아 조지아 애리조나 등 13개 주 법률에 따라 저커버그 CEO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이번 판결과는 별개로 메타에 같은 혐의로 제기된 소송은 정반대의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같은 판사는 지난해 메타가 자사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 2건을 기각해 달라며 낸 요청을 지난달 모두 거부했다.
두 소송은 뉴욕·캘리포니아 등 33개 주와 플로리다주가 각각 제기한 것이다. 34개 주 법무부 장관은 소장에 “메타가 운영하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이 청소년의 우울증 등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있음에도 메타가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기능을 제거하지 않고 있다”고 적시했다. 당시 로저스 판사는 원고 측이 소송을 이어가기에 구체적 근거를 충분히 제시했다고 판단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