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C 2024]리가켐바이오, 동물실험서 항암 신약 가능성 확인

입력 2024-11-09 14:46
수정 2024-11-09 15:28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에서 개발하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이 항암신약 후보로 가치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동물실험에서 암이 사라지는 효과를 확인한 데다 사람과 비슷한 유인원 등 대동물 실험에서 안전성도 확인하면서다.

9일 미국면역항암학회(SITC 2024)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리가켐의 ADC 신약 후보물질을 활용한 두 건의 전임상 연구 결과가 포스터 발표됐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SITC 2024는 오는 10일까지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다.




리가켐의 ADC 플랫폼에 항체를 접목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미국 넥스트큐어는 유방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폐암, 담도암 등에 많은 특정 단백질(B7H4) 표적 항암 후보물질 'LNCB74'의 동물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항체 하나 당 항암제(MMAE)를 4개 붙여 항체약물비율(DAR) 4로 구성된 LNCB74엔 리가켐의 링커 기술인 콘쥬올이 활용됐다.

B7H4가 많이 발현된 암 세포에 LNCB74가 달라붙어 약물을 방출하면 해당 약물이 암 세포를 죽인 뒤 B7H4가 발현되지 않은 주변부 암세포까지 들어가 면역세포가 적군으로 인식해 사멸시킨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항체의존성세포독성시험(ADCC) 등을 통해 LNCB74는 특정 항원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B7H4 과발현, 호르몬양성(HR) 유방암, HER2 양성 유방암, 난소암 동물모델(CDX) 시험에서 LNCB74를 3mg/kg, 6mg/kg 투여한 그룹은 7~10일께부터 암 세포가 상당히 줄었다.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세포 등을 이식한 동물모델(PDX)에서도 암 세포 사멸 효과를 확인했다.

다른 B7H4 표적 MMAE ADC와 비교해도 LNCB74의 HER2양성 유방암, 난소암 사멸효과가 더 컸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다른 DAR4 ADC는 항체의 네 곳에 약물을 각각 붙이는 데 반해 콘쥬올 링커는 특정 부위 두 군데에 붙이도록 만들어져 면역세포 간섭을 덜 받아 암에만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동물모델을 통해 DAR이 계속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유인원 모델에서 안전성도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LNCB74이 유방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 유망한 후보물질"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리가켐이 주도한 또 다른 연구는 암세포 등을 인식해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특정 단백질(STING) 표적 면역항암제 후보 물질 'LCB39'에 대한 비임상 연구 결과다.

이를 통해 LCB39이 정상세포나 전신 독성을 줄이면서도 STING 단백질에만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PD-1 계열 면역관문억제제가 더이상 듣지 않는 동물모델에 PD-1 계열 항체치료제와 LCB39를 병용투여하면 암 사멸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세 차례 병용 투여 결과 5개 동물모델 중 2개 모델에서 암이 완전히 사라져 완전관해(CR)됐다.

사람의 암 발생 부위와 같은 부위에 암을 이식한 동소이식 동물모델에 기존 항암제인 시스플라틴과 LCB39을 각각 투여한 연구에서도 LCB39는 높은 효과를 보였다.

시스플라틴을 투여한 동물모델은 치료 23일차에도 암이 사라지는 CR이 없었지만 LCB39 투여 모델은 암 크기가 빠르게 줄어 10개 중 3개에서 CR이 확인됐다.

LCB39를 투여한 모델에선 T세포, NK세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등 각종 면역세포 반응도 증폭돼 종양미세환경(TME)을 개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공개하지 않은 다양한 연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LCB39의 항암제 활용도가 더 넓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토대로 "고형암 치료를 위한 유망한 후보물질"이라고 결론 내렸다. LCB39를 활용한 사람 대상 임상시험은 2026년 초에 시작할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