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날이었으면 주식 더 샀을텐데"…개미들 '들썩'인 까닭 [종목+]

입력 2024-11-08 14:29
수정 2024-11-08 14:44

"월급날이 아니라 카페24 주식 더 못사는 게 아쉽습니다." (포털 종목 토론방에 올라온 개인투자자의 글)

카페24 주가가 불을 뿜고 있다. 3분기 호실적을 거둔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도 카페24가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라는 '큰산'을 넘었다고 호평했다. 유튜브 쇼핑이 본격화하면 주가와 실적 모두 대폭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8일 오후 1시45분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카페24는 전일 대비 3850원(16.11%) 뛴 2만7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2만93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연저점 1만4660원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지난 6월 4만2950원까지 치솟았던 카페24는 조정을 겪으며 2만원대 중반까지 밀렸다가 반등에 나서 3만원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큰손' 외국인이 카페24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지난달 7일부터 전날까지 1개월 동안 외국인은 카페24를 121억원 순매수했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매수세가 몰렸다. 개인은 3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이 143억원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날도 외국인의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상당한 평가 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따르면 전날까지 1개월간 카페24를 순매수한 외국인의 평균 매수가는 2만5821원이다. 현재까지 주식을 갖고 있다면 수익률은 7.47%로 추정된다.

카페24는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이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에 필요한 결제, 운영, 광고, 상품 공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카페24는 2018년 국내 최초로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특례)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공모과정부터 상장 후까지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테슬라 요건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주가 상승의 배경엔 '깜짝 실적'이 있다. 카페24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67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증권사 추정치인 45억원도 49% 웃돌았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765억원을 기록했다.

카페24의 실적에 대해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티몬·위메프 사태로 오픈 마켓이 위축돼 온라인 커머스 기업들의 총거래액(GMV)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카페24의 자사몰들은 식품·생활건강·화장품 분야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카페24의 3분기 GMV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10.5%로 전자상거래시장 성장률 4.1%를 웃돌았다.

작년 카페24는 구글로부터 26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6월에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들이 유튜브에서 손쉽게 물건을 팔 수 있는 '유튜브 쇼핑 서비스'를 출시해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자사몰이 없는 크리에이터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카페24가 유튜브 쇼핑에 힘입어 호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조만간 인앱(앱 내) 결제 시스템이 도입돼 유튜브 쇼핑 침투율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에서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튜브가 동남아시아, 인도 지역에서도 커머스 사업을 본격화한 점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인앱 결제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앱 결제 기능이 도입되면 구매 전환율이 올라간다는 점은 틱톡샵이 이미 증명했다"며 "유튜브 쇼핑을 통한 판매자들의 성공 신화도 본격 발생해 판매자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증권사는 카페24의 목표주가로 4만원을 제시했다. 전날 종가(2만3900원) 대비 67.4% 높다.

카페24는 하반기 유튜브 커머스 협업을 강화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크리에이터와 기업 등으로 고객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채용 기조를 보수적으로 유지하는 등 비용 효율화 노력도 지속할 방침이다.

이준호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이후 인건비를 포함한 고정비가 매 분기 감소하는 점도 긍정적이며 현재 구조가 유지된다면 안정적인 증익이 가능하다"면서도 "탄력적인 성장을 위해 유튜브 쇼핑 점유율 확대, 글로벌 확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