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김만배, '50억 클럽' 박영수 딸에 11억 지급 부인

입력 2024-11-08 19:11
수정 2024-11-08 19:12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에게 11억원을 지급했다는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8일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1차 공판을 열었다.

김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이라며 "기록을 검토한 뒤 다음 기일에 자세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씨 측은 검찰이 제시한 범죄 혐의 사실에 관한 설명이 '공소장 일본주의'에 반한다고도 주장하며 "범죄사실과 전력 외에도 70% 정도가 공소장 일본주의에 반하는 기재여서 이 부분을 정리해달라"고 말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판사의 예단을 막기 위해 기소 범죄사실에 대한 증거로는 검사가 공소장 하나만 제출하고, 다른 서류와 증거를 첨부해서는 안 된다는 형사소송법상 원칙이다. 이는 형사재판에서 수사기관이 작성한 조서 중심이 아닌 법정 중심의 공방이 우선한다는 공판중심주의와 맞물린다.

검찰은 "어떤 논의와 역할, 경과를 거쳐 11억원이라는 돈이 나왔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며 "예단을 주기 위한 취지로 공소장이 작성된 건 아니다"고 반박했다.

앞서 김씨는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던 박 전 특검의 딸에게 2019년 9월부터 2021년 2월까지 다섯 차례 걸쳐 11억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우리은행의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등으로 재직한 박 전 특검에게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청탁 대가로 5억원을 지급하고, 향후 50억원을 약정했는데, 약속한 금액의 일부인 11억원을 딸을 통해 지급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현재 박 전 특검은 대장동 민간업자들을 도와주는 대가로 딸이 받은 11억원을 포함해 총 19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