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7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한 KT&G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선 “주주환원의 정석”이라며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8일 KT&G는 10.75% 오른 11만9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KT&G 주가가 크게 뛴 것은 전날 대규모 주주환원책과 3분기 호실적을 함께 공개한 덕분이다.
KT&G는 2027년까지 약 3조7000억원을 주주환원에 쏟아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1조3000억원, 배당금 지급에 2조4000억원을 쓰겠다는 계획이다. 부동산과 금융자산 등 비핵심 자산 구조 개편을 통해 추가적인 주주환원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저수익·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창출한 현금으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올해 말까지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올 3분기 실적도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상회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6363억원, 415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9.9% 웃돌았다. 해외 시장에서 담배 가격을 인상하고 판매 수량도 늘린 덕분이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계획을 “주주환원의 정석”이라고 평가하며 “특히 저수익·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창출될 약 1조원의 현금을 주주환원과 성장 투자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KT&G는 그동안 보수적인 경영 전략과 현금 활용으로 글로벌 경쟁사 대비 낮은 ROE를 기록하며 저평가돼 왔다”며 “향후 공격적인 경영 전략과 설비투자 집행이 강력한 주주환원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되면서 주가도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5개 증권사는 일제히 KT&G 목표주가를 올렸다. iM증권은 14만원에서 15만원으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13만원에서 14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