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54·사진)가 검찰에 출석해 의혹을 반박했다. 명씨는 8일 경남 창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해 “국민 여러분께 제 경솔한 언행에 대해 민망하고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도움을 받았는지’ ‘녹취록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는지’ 등을 묻자 명씨는 “조사를 마치고 나와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호경)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명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명씨가 검찰에서 조사받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공천 개입 의혹이 불거진 지난 9월 이후 첫 피의자 조사다.
명씨는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 공천을 받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세비 9000여만원을 수수하고,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공천에 도움을 준 혐의 등을 받는다. 같은 해 3억7000만원 상당의 대선 여론조사를 실시한 후 이 비용 보전을 위해 지방선거 공천을 바라는 예비후보들로부터 2억4000만원을 받은 의혹도 있다.
명씨는 “검찰이 인원을 추가하고 계좌 추적팀도 따로 왔다고 한다”며 “돈 흐름을 파악하면 금방 해결되고, 단돈 1원도 받은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추가 폭로 예정 여부를 묻자 그는 “폭로한 적이 없다”며 “제가 한 행동 중에 폭로한 게 있느냐”고 반문했다.
지난해 12월 경남선거관리위원회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김 전 의원과 명씨 등 5명을 수사 의뢰하고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 강혜경 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김 전 의원과 강씨를 최근 잇따라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6일 수사팀에 검사 4명을 추가 파견해 현재 11명의 검사가 명씨 사건을 수사 중이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