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윤석열 대통령 "아내 처신 무조건 잘못"

입력 2024-11-07 18:02
수정 2024-11-08 00:59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논란과 관련해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걱정과 염려를 드렸다”고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고개 숙여 사과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약 140분 동안 이뤄진 회견을 통해 국정을 쇄신하고 김 여사의 대외활동을 사실상 중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저와 정부의 부족했던 부분을 잘 알고 있고, 고쳐야 할 부분들은 고쳐 나가겠다”며 “남은 임기 동안 초심으로 돌아가고, 쇄신에 쇄신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의 외부 활동과 관련해 “저와 핵심 참모들이 판단할 때 국익 등을 위해 꼭 참석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사실상 활동을 중단해 왔고, 앞으로도 중단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여사에 대한 특별검사법에는 반대 의견을 냈다.

국정 쇄신을 위한 내각과 대통령실 인적 개편에 대해선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벌써부터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12분간 통화하고 이른 시일 내 만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언해온 보편관세 도입,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폐지 등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위험 회피(리스크 헤징)를 위한 준비는 오래전부터 해왔다”며 “정부는 (트럼프 당선으로 발생할 수 있는) 국민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