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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년 만에 재선에 성공하며 트럼프 2기 내각이 전보다 더 독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상식을 뛰어넘는 정책과 돌발 언행으로 ‘글로벌 이단아’로 통하던 트럼프 당선인의 귀환은 국내외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트럼프 2기의 향방을 가늠할 첫 단추인 내각 인선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충성파 중심으로 내각 구성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까지 약 10주 동안 주요 인사 선정을 검토하고 승인하는 과정이 시작됐다. 투자은행(IB) 캔터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하워드 루트닉 인사 담당 공동위원장이 트럼프 당선인이 고려할 후보자 명단 작성을 주도하고 있다.
인사팀은 충성도를 중점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과거 트럼프 1기 정부를 구성한 인사 중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 여럿이 등을 돌린 경험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이 충성파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는 전언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일부 내각 후보자는 충성 경쟁을 벌이는 등 트럼프 당선인의 눈에 들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 최고위직인 국무장관 후보로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는 부통령에 당선된 JD 밴스와 함께 부통령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루비오 의원이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를 어렵게 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민주당과 비슷한 노선을 보여 트럼프 당선인이 선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과 궤를 같이하며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는 인사가 낙점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대표적이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대만은 최소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만큼을 방위비로 지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주독일대사를 지낸 리처드 그리넬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재무장관, 억만장자 펀드매니저 거론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1기 내각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가 2기 내각 국방장관으로 가장 유력하다”고 했다. 톰 코튼 아칸소 상원의원과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 국장도 물망에 올랐다. 재무장관 후보는 월가 거물 위주로 거론된다. FT에 따르면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일한 스콧 베센트가 유력 후보로 언급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단기간 200억달러 수익을 낸 것으로 유명한 헤지펀드 매니저 존 폴슨도 가능성이 크다. 그는 2016년부터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해 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초 “트럼프가 사석에서 폴슨을 2기 내각 재무장관으로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관세율 20%’ 등 트럼프표 통상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재무장관직뿐만 아니라 상무장관, USTR 대표 등 경제 전반 직책에서 동시에 하마평에 올랐다.
차기 법무장관도 초미의 관심사다. 성추문 입막음 혐의 등으로 총 네 건의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이 법무장관을 통해 ‘셀프 사면’을 도모하고 정적을 기소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법무장관직 선택권은 트럼프가 받을 가장 큰 선물”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피스트’(트럼프 열혈 추종자) 제프 클라크 전 법무부 차관보가 가장 유력하다. 그는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가 패한 뒤 법무부 관리들에게 권력 이양을 막도록 압력을 가한 혐의로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 기소돼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7개 경합주에서 당첨금 100만달러짜리 ‘트럼프 복권’을 선물하는 이벤트를 벌이는 등 선거 막판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최대 우군이 돼 줬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를 정부효율성위원장에 지명해 대대적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