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에어프라이어와 연동된 어플리케이션(앱)이 사용자의 개인적인 대화를 도청하고 이를 온라인에 공유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논란이다.
6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영국 소비자 보호단체 '위치'(Which?)는 "중국에 본사를 둔 '아이고스타'와 '샤오미'의 에어프라이어 연동 앱이 수집한 사용자 데이터가 틱톡 등 중국 기업들의 서버로 전송됐다"고 주장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이 앱들은 가입 시 사용자에게 대화 내용을 들을 수 있는 권한을 요구했다. 여기에는 위치 추적 권한과 통화 내용을 녹음할 수 있는 권한도 포함됐다. 그러면서 수집된 데이터가 제3자에게 전달될 수 있다고 안내했지만, 데이터 이용 목적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문제가 된 회사 중 하나인 샤오미 측은 단체의 조사가 부정확하다고 반박했다. 연동 앱인 '샤오미 홈'에서 사용자 오디오를 녹음하는 권한은 에어프라이어 사용 시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아이고스타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현재 영국 정보위원회(ICO)는 내년 봄 소비자 데이터 사용에 대한 새 규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업들이 사용자 데이터 수집의 목적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단체는 "현재 스마트 제품 제조업체들과 협력 기업들이 소비자 데이터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하는 데다 대부분 투명성이 없다"며 "봄에 적용될 새 규정은 해외 기업들에도 철저히 적용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해킹 위협에 취약한 중국산 제품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례는 최근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앞서 중국산 IP카메라(유무선 인터넷에 연결해 사용하는 카메라)가 국내 가정집 내부를 촬영한 사생활 영상이 텔레그램 등을 통해 유출된 사건이 있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