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50% 인상 '상급종합 구조전환 사업'에 주요 병원 속속 참여

입력 2024-11-07 10:22
수정 2024-11-07 14:56

상급종합병원을 중증 질환 중심으로 재편하는 구조 전환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이 13곳 추가됐다. 이로써 전체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65%인 31곳으로 늘었다. 연말이면 사실상 대부분 병원이 사업에 참여할 전망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7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3차 선정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이 사업은 상급종합병원이 본래 역할에 맞게 중증도와 난도가 높은 환자의 치료에 집중해 '중환자 중심 병원'으로 탈바꿈하고, 경증 환자는 지역 병의원과 협력해 효율적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구조를 전환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3차 선정평가 결과 강릉아산병원, 건국대병원, 건양대병원, 경상국립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부산백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영남대병원, 원광대병원, 원주세브란스병원, 이대목동병원, 조선대병원, 충남대병원 등 13곳이 추가 선정됐다. 3차 선정된 31곳 외에도 상급종합병원 5곳이 추가로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신청한 상태다.

이들 병원은 중증 진료 비중을 현재 50%에서 70%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올린다. 또 중증 진료 비중에 맞춰 일반병상을 5~15% 감축하고 필수 의료 전담 인력 배치를 확대하는 등 중증·필수 의료 인프라 강화 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건강보험과 국고 지원을 합쳐 연간 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3년간 9조원을 투입해 상급병원이 이전처럼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에 의존하지 않고 중증·응급 환자 진료에 집중하고도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더 많은 의료기관이 동참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충분한 신청 기간을 두고 모집할 예정이다. 박 차관은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중환자 중심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구조 전환에 최선의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정부는 전공의들의 수련 환경 개선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을 발표할 당시 전공의 근무 시간을 주당 80시간에서 60시간으로, 연속근무 시간을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실 있는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담당 전문의를 지정하고, '다기관 협력 수련모형 시범사업'을 통해 전공의들이 여러 종류의 의료기관에서 중증부터 경증까지 다양한 임상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수련수당 지원 대상은 기존 소아청소년과에서 산부인과, 내과, 외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신경과, 신경외과 등 8개 과목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전공의 관련 예산을 올해 79억원에서 내년 3719억원으로 대폭 증액 편성한 상태다. 박 차관은 "정부는 전공의들이 수련환경 개선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국회에서 수련체계 혁신을 위한 예산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