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일론) 머스크 형님만 믿고 갑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된 6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가 15% 가까이 급등하면서 국내 테슬라 종목 토론방에선 오랜만에 긍정적인 반응들이 이어졌다.
이날 테슬라의 주가 급등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면서 향후 테슬라의 사업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주가는 대선 당일인 지난 5일에도 3.5% 상승하며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 팩'을 직접 설립해 운영했으며, 공화당 상·하원의원 후보 지원을 포함해 최소 1억3200만달러(약 1840억원)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대 경합주로 꼽힌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현금 살포' 성격의 공격적인 선거운동을 벌이며 승리를 견인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로 인해 트럼프는 이날 새벽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센터에 집결한 지지자들 앞에서 선거 승리를 선언하면서 "우리에게 새로운 스타가 있다. 일론이라는 스타가 탄생했다"고 머스크를 치켜세웠다. 또 머스크를 "특별한 사람", "슈퍼 천재"라고 칭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9월부터 자신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해 재집권하면 연방 정부에 대한 개혁 권고안을 제시하는 정부효율위원회(government efficiency commission)를 만들고, 이를 머스크에게 맡길 것이라고 밝혀 왔다.
그동안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서학개미)들은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가중되자 테슬라 주식을 팔아왔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달 24~30일 테슬라 주식을 5억8000만달러(약 799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미국 주식 매도 금액 7억2500만달러의 약 80% 수준으로 압도적 1위였다.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경합주에서 소폭 우세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그동안 트럼프 편에 서서 해리스를 공격했던 머스크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풀이됐다.
다만 서학개미들의 '테슬라 사랑'은 여전하다.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보관액 1위는 158억달러(약 22조원)를 기록한 테슬라다. 엔비디아(131억달러·2위), 애플(48억달러·3위), 마이크로소프트(35억달러·4위), 알파벳(22억달러·7위) 등이 테슬라의 뒤를 잇고 있다.
미 NBC방송은 이번 대선 유세 기간 중 "기술 억만장자 머스크와 그의 사업 제국은 트럼프 후보가 백악관으로 복귀하면 막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며 "노동법 및 환경보호 규제 완화, 세율 인하,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항공회사 스페이스X의 정부 계약 확대 등 잠재적 혜택이 광범위하다"고 분석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