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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히스패닉과 노동자 계층 유권자 사이에서 지지를 얻으며 득표율을 높이는 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찍은 히스패닉, 14%포인트↑에디슨리서치가 선거 당일인 지난 5일(현지시간) 실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히스패닉 유권자 사이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율은 14%포인트 상승했다.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에 패했던 당시 32%의 지지를 얻었던 트럼프는 이번 선거에서 46%의 히스패닉 표를 얻었다. 히스패닉 남성의 55%, 여성의 38%의 지지를 얻으며 지난 대선에 비해 큰 폭의 지지율 증가를 보였다. 미국기업연구소(AEI)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트럼프 지지율은 1970년대 이후 공화당 대선 후보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선호해 왔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불법 체류자 추방을 포함한 강력한 이민 반대 정책을 내놓자 이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다. 에디슨리서치 출구조사에 따르면 히스패닉 응답자의 약 4분의 1이 불법 체류자 대부분을 본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답하며 트럼프의 강경한 입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안카를로 소포 공화당 미디어전략가는 "젊은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수십 년간 민주당에 투표해 온 조부모의 기억을 공유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히스패닉계 미국인은 백인에 비해 노동자 계층 비율이 높고, 대학 학위가 없는 경우가 많다. 평균적으로 젊어 부를 축적한 시간이 짧고 인플레이션과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이자율 상승 등 경제 문제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히스패닉 유권자의 약 3분의 2는 미국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2020년 대선 당시 약 절반이 부정적 평가를 한 것과 대비된다. 약 46%는 가정의 재정 상황이 4년 전보다 악화했다고 답해 2020년(20%)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라틴계 미국인 옹호단체인 유니도스유에스의 클라리사 마르티네즈 드 카스트로 부회장은 "공화당이 경제 문제에 대한 유권자와의 소통에서 민주당을 앞섰다"며 "이번 대선은 경제에 관한 국민투표였고 히스패닉 유권자들에게 경제는 늘 최우선 이슈였다"고 밝혔다. 인종·성별 초월…노동자들이 뭉쳤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인종을 초월해 모든 노동자 계층의 표심을 사로잡았다. 대학 학위가 없는 유권자의 약 56%가 트럼프를 선택했다. 2020년 출구조사에서 차지했던 비율보다 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노동계급 백인 유권자 사이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66%의 지지를 얻었다. 2020년보다는 1%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다. 대학 학위가 없는 비백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득표율은 8%포인트 상승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던 대도시를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득표율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시 동쪽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나소 카운티에서는 약 52%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반면 개표가 거의 완료된 대도시 25개 카운티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6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020년 조 바이든의 득표율보다 약 5%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2012년 이후 민주당 후보가 기록한 최저 득표율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낙태권 강조에도 불구하고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 53%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트럼프 당선인은 2020년 당시보다 여성과 남성 유권자 지지율이 모두 상승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