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를 전폭적으로 지원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돌아갈 혜택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는 미 동부시간으로 대선 다음 날인 이날 오전 2시 30분께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통해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는 자신에게 사실상 '올인'한 머스크를 잊지 않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우리에게 새로운 스타가 있다. 일론이라는 스타가 탄생했다. 그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그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올인했으면 마땅히 보상받아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민주당 '친노조' 정책에 트럼프로 돌아선 머스크
2002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머스크는 과거 자신을 스스로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혀왔지만, 2022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 투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가 입장을 바꾸게 된 배경에는 민주당의 친(親)노조 정책이 한 가운데 있다. '무(無)노조' 원칙을 고수하는 머스크는 조 바이든 정부와 종종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던 머스크는 지난 7월 트럼프 암살 미수 사건 직후 SNS에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완전히 지지하며 그가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는 글을 올리면서 트럼프의 지원군을 자처했다. 압도적 '부'를 앞세운 머스크가 선거 기간 트럼프 등 공화 진영에 지원한 금액 규모는 최소 1억3200만달러(약 1837억원)에 달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머스크는 트럼프와 함께 유세 무대에 서거나, 직접 지원 유세를 조직해 개최하기도 했다. 보수층 유권자 등록을 독려하기 위해 100만달러(약 13억7600만원)의 상금을 내건 청원 서명 캠페인을 열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가 정치 기부자로서는 전례 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내각까지 거론…머스크에 돌아갈 '베네핏' 주목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이젠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해낸 머스크에게 돌아갈 '베네핏'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깨고 급반등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3.54% 오른 251.44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255.28달러(5.12%↑)까지 올랐다. 폐장 후 시간외거래에서는 한때 8%까지 치솟기도 했다.
머스크는 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지난 9월부터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연방정부에 대한 개혁 권고안을 제시하는 정부효율위원회(government efficiency commission)를 만들고, 수장 자리를 머스크에게 맡길 것이라고 밝혀 왔다. 머스크도 이미 해당 자리를 수락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전기차 보조금을 없애려는 트럼프의 정책도 머스크에게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경쟁력을 갖춘 테슬라가 시장 점유율을 늘릴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미국 유명 증권사 웨드부시의 분석가 댄 아이브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는 전기차 업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규모와 범위를 지닌다"며 "이는 전기차 보조금이 없는 환경에서 머스크와 테슬라에 분명한 경쟁 우위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의 대(對)중국 고율 관세 부과로 인해 테슬라의 중국 사업에는 역풍이 불어닥칠 수 있다. 중국은 테슬라에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가 다른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부러움을 사며 중국에서 사업을 해왔지만, 트럼프가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면 테슬라와 중국의 관계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