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지 면적 50년來 최소…1년새 123% 뛴 무

입력 2024-11-06 17:48
수정 2024-11-06 17:49
가을철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장바구니 물가를 결정하는 주요 농산물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김장대란’을 부른 배추·무 등의 가격 상승세는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작년보다 비싸다. 파프리카, 양배추 등도 공급량이 줄어 가격이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급등했다.

6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기준 KAPI를 구성하는 22개 품목 중 16개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뛴 건 무였다. 무 도매가는 ㎏당 758원으로 1년 전보다 123.58% 급등했다. 1주일 전과 비교해도 10.8% 비싸다.

최근 배추값이 뛰면서 대체재인 무 수요가 높아진 데다 이상기후로 재배지가 줄어든 영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가을 무 재배 면적은 5003㏊(헥타르·1㏊는 1만㎡)로 작년보다 19.4% 감소했다. 197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면적이다. 배추 도매가는 ㎏당 776원으로 1주일 전보다 12.26% 하락하긴 했지만 1년 전에 비해선 여전히 31.97% 높다.

배추와 무뿐만이 아니다. 파프리카(79.28%), 양배추(74.75%), 상추(75.36%)도 일제히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올랐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양배추와 상추는 주산지의 기상 악화로 공급량은 줄었는데 김장 대체재로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뛰었다”며 “파프리카도 생육이 더뎌지고 있다”고 했다. 파프리카는 온실에서 대규모로 생산하는데, 전기료·인건비 등 비용이 치솟아 공급량이 줄어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비해 생산량이 비교적 안정적인 대파(-37.4%), 포도(-28.3%) 등은 작년보다 가격이 낮아졌다. 포도 가격 하락은 샤인머스캣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포도 재배 면적에서 샤인머스캣이 차지하는 비중은 44%에 달했다. 2~3년 전부터 당도가 높은 샤인머스캣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자 농가들이 너도나도 재배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품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공급 대비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폭락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