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원사격?…北, 美대선 6시간 전 탄도미사일 도발

입력 2024-11-05 18:05
수정 2024-11-06 00:46
북한이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기 직전인 5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도발에 나섰다. 조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를 부각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측면 지원하기 위한 계산된 도발이라는 평가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7시30분께 황해북도 사리원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SRBM 수발을 포착했다. 합참은 “북한 미사일이 약 400㎞를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쏜 미사일이 최소 7발이고, 최고 고도 약 100㎞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미사일은 600㎜급 초대형 방사포(KN-25)로 추정됐다.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31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을 발사한 지 닷새 만의 도발이다. 현지시간 5일 0시(한국시간 5일 오후 2시) 뉴햄프셔주에서 시작된 미 대선을 약 6시간 앞두고 발사가 이뤄졌다. 미국 대선 과정에서 스스로의 존재감을 확인해 주려는 의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차기 미 행정부에 주는 메시지”라며 “추후 (미·북 협상 등을 통해) ‘위협 감소’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군은 북한 도발에 대응해 이르면 6일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와 지대공 미사일 ‘천궁’ 발사 훈련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4일(현지시간) 열린 북한의 ICBM 발사 대응 차원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나 옙스티그네예바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는 “우리는 한국 동료들이 정신을 차리고 극도로 위험한 길을 택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북·러는 밀착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상원은 6일 북·러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 비준을 논의한다. 지난달 24일 하원 비준을 받은 북·러조약은 상원 비준을 거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서명을 받으면 러시아 내 비준 절차가 끝난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의 도발에 대한 반작용”이라며 옹호했다.

김동현/김종우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