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이버당국이 이번 대통령 선거 기간 적대 국가들이 전례 없는 규모의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고 밝혔다. 대선 관련 가짜뉴스도 SNS를 통해 크게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의 젠 이스터리 국장은 “이번 대선에선 이전에 없을 정도로 많은 허위 정보가 퍼지고 있다”며 “특히 적대국들이 과거보다 더 큰 규모의 거짓 정보를 퍼뜨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인은 방대한 허위 정보에 노출되고 있고, 앞으로 이런 경향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스터리 국장이 언급한 적대국은 러시아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미국 보안당국은 러시아 등이 이번 대선을 향한 분열 공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거 관련 허위 정보들이 확대 재생산되는 주요 채널은 SNS다. 선거일을 하루 앞둔 이날 X(옛 트위터)에는 CNN 뉴스 속보 형태를 띤 가짜 이미지가 급속도로 퍼져 1000만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이미지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우세지역인 텍사스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텍사스 개표가 20% 미만 이뤄진 상황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 나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CNN은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스터리 국장은 이번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줄 만한 사건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전 투표 기간 투표함 훼손, 소규모 사이버 공격과 같은 작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줄 만한 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부정선거 등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