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06일 09: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대체투자 자산운용사 코람코자산운용이 주주들과 뭉쳐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이사회를 교체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주가는 공모가보다 60% 이상 떨어져있는데다 이사회가 주주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사회 물갈이하라” 뿔난 투자자들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운용은 지난달 31일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이사회에 현 이사 해임안과 신규 이사 선임안을 오는 12월 열릴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달라고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송부했다. 정범식 대표이사, 박영희·김연희 기타비상무이사 등 기존 이사회 멤버 3명을 해임하고 성담, 화인파트너스 소속 인력 5인을 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사회가 안건 상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원에 임시 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운용사가 상장 리츠를 상대로 이사 해임 등을 포함한 적극적 행동주의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람코는 리츠 행동주의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해 11월 앵커리츠가 보유한 상장 리츠 4곳의 보유목적을 경영참여로 상향했다. 이어 자회사 코람코자산운용은 지난 5월 마스턴프리미어리츠를 포함해 11개 국내 상장리츠에 주주서한을 보냈다. 이지스자산운용도 지난 4월 주주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이번 코람코의 주주제안엔 마스턴프리미어리츠의 최대주주인 패밀리오피스 성담(지분율 7.52%)과 담배인삼공제회(3.76%), 화인파트너스(3.01%), 농심캐피탈(2.26%)이 동참했다.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 때 주주로 입성한 리츠 초기 투자자들이다. 이들의 합산 지분율은 총 22.57%로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자산관리회사(AMC)인 마스턴투자운용의 지분율 6.02%에 크게 웃돈다. 다른 기관투자가와 마스턴프리미어리츠를 향해 주주서한을 보낸 소액주주 지분까지 합산하면 30% 가까이 우호 지분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공모가 대비 60%대 폭락…“주주보다 관계사 챙겨”코람코 연합은 주주제안에서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추진하고 있는 유상증자를 문제 삼았다. 유상증자 발행가 할인율이 10%에 달하고 당장 필요한 자금보다 증자 규모를 과도하게 모집한단 점을 지적했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지난달 28일 1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특히 코람코 연합이 마스턴프리미어리츠에 이사 해임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사회가 주주들의 이익보다 관계사 이익에 더 치중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유상증자 발행대금을 통해 마스턴투자운용에서 빌렸던 45억원의 브릿지론을 상환하는 데 쓸 예정이다. 주주들의 배당 유보까지 이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관계사 자금을 갚기 위해 증자를 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해외 자산 위주로 구성된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고금리 이후 상당 기간 자산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2년 5월 상장한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프랑스 아마존 물류센터(노르망디, 남프랑스)와 프랑스 크리스탈파크 오피스, 인천 항동 스마트물류센터 등 4개 자산에 투자하는 리츠다. 크리스탈파크 대출 차환(리파이낸싱), 환헤지 정산금으로 인해 배당컷(배당 삭감)이 이뤄졌다. 아울러 아마존 물류센터 대출 상환금 등으로 재원을 투입해야 해 추가 배당컷까지 예고된 상태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의 자기자본은 1329억원, 현재 시가총액은 479억원이다. 주가는 1802원으로 공모가(5000원) 대비 63.9% 하락했다. 자기관리리츠를 제외한 상장 리츠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주주들과 소통에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사진 교체 안건 상정에 대해서도 수용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마스턴운용 고위 관계자는 “마스턴에 빌린 브릿지론은 계획대로 갚아나가게 된 것”이라며 “유상증자 배경을 설명하는 추가적인 IR(투자설명회)을 통해 대응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