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손잡은 러시아의 내로남불…"한국, 정신 차려라"

입력 2024-11-05 11:09
수정 2024-11-05 11:16


러시아가 한국을 향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지 말라고 4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안나 옙스티그네예바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는 이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우리는 한국 동료들이 정신을 차리고 극도로 위험한 길을 택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위험한 길'에 비유한 것이다.

옙스티그네예바 대사는 또 "서울의 오랜 친구들과 동료들이 워싱턴의 압력으로 급속히 독립성을 잃고 자신들의 국익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미국은 한반도에 대한 공격적 정책을 추구하면서 러시아에 대항하는 동맹국을 동원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다급한 북한은 러시아에 병사를 파병하고 북한 외교장관이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을 '정당한 성전'이라고 언급까지 하고 있다"며 "북한의 몇 안 되는 친구들은 북한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대사는 북한의 ICBM 도발에 대해서도 "유엔 회원국이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지 않을 때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교과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재를 받는 빈곤한 왕따 국가가 어떻게 탄도미사일 기술을 계속 고도화할 수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이 장비, 소재,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제재상의) 큰 허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사는 또 한국이 지난 1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따라 핵공급그룹(NSG) 및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와 관련해 금수품 목록의 업데이트를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안했지만 두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이에 대한 반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두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북한 입장을 두둔해온 러시아와 중국으로 추정된다.

미국 역시 러시아와 중국을 직접 거론하면서 두 나라가 북한의 핵개발을 비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임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응징이나 비난을 받지 못하도록 북한을 뻔뻔하게 보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적대적인 핵보유국들이 제기하는 어떠한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핵무장 능력을 강화하는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받아쳤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