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 'AI 대중화'에 사활…석학들 모은 이유 봤더니

입력 2024-11-05 10:00
"삼성전자는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AI(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책임을 다할 것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지난 4일 회사 주최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 AI 포럼 2024' 개회사를 통해 "AI는 놀라운 속도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고 더욱 강력해짐에 따라 '어떻게 AI를 더 책임감 있게 사용할 수 있을지'가 갈수록 중요해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부회장은 앞서 삼성전자 창립기념식에서도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일 창립 55주년 기념식 창립기념사에서 "미래 10년을 주도할 패러다임은 AI"라며 "AI는 버블과 불확실성의 시기를 지나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일상화되는 'AI 대중화' 시대로 나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날까지 진행되는 포럼을 계기로 AI 석학들을 초청해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연구 방향을 모색하는 기술 교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이번 포럼엔 딥러닝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 메타 AI 수석 과학자를 맡는 얀 르쿤 미국 뉴욕대 교수, 지식 그래프 분야 세계적 권위자 이안 호록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등이 기조 강연에 나섰다.

벤지오 교수는 첫째 날 'AI 안전을 위한 베이지안 오라클'을 주제로 안전하고 신뢰성 높은 AI 시스템 구축을 강조했다. 베이지안 오라클은 고급 통계 모델 '베이지안' 방법론을 이용해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예측력을 향상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벤지오 교수는 대규모 노동시장 영향, AI를 이용한 해킹, 슈퍼 인텔리전스 출현 등 AI 성능이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AI 안전을 위해 정책 입안자들은 물론 대중도 AI의 현재 상태와 미래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AI가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사전에 안전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AI 행동과 목표를 인간과 일치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얀 르쿤 교수는 거대언어모델(LLM) 수준과 한계를 짚어내면서 기계가 인간의 지능 수준에 도달하려면 추가적인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둘째 날 포럼은 삼성리서치 주관 하에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진행됐다. 김대현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글로벌 AI센터장(부사장)은 환영사에서 "생성형 AI 기술 발전에 따른 디바이스 AI의 일상 변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번 포럼이 다가오는 AI 시대의 새로운 가능성을 논의하고 공유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안 호록스 교수는 지식 그래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식그래프는 사람이 지식을 기억·회상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데이터를 저장·처리하는 방식의 기술을 뜻한다.

삼성전자는 호록스 교수가 공동 설립자로 이름을 올린 옥스퍼트 시멘틱 테크놀로지스(OST)를 지난 7월 인수했다. OST는 세계 최고 수준의 지식 그래프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호록스 교수는 지식 그래프 시스템 특징을 활용한 검색·추천 사례와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 구현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최창규 삼성전자 SAIT AI리서치센터장(부사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AI와 반도체 기술은 우리의 삶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개발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등 과학 분야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실험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물질 합성이 어려운 경우에 AI가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해준 삼성리서치 마스터는 LLM의 효율적 학습을 위해 고품질 데이터, 효율적 아키텍처, 안정된 훈련 기법 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