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전문직·부자, 치매 걸릴 확률 낮다"

입력 2024-11-04 23:49
수정 2024-11-04 23:51

교육 수준과 직업, 부 등 사회경제적 요인이 노년기 치매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는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이 주도한 노년기 인지 능력 변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이들 연구팀은 2008/09년부터 2018/19년까지 총 10년에 걸쳐 50세 이상 영국 성인 8442명의 건강 상태를 추적, 사회경제적 요인과 인지 상태 변화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고자 했다.

UCL 공식 뉴스의 설명에 따르면, 연구팀은 참가자를 총 세 그룹으로 나눴다. 3분의 1은 대졸자이거나 관리직, 또는 전문가 수준의 직업을 가진 '사회경제적으로 유리한 배경을 가진 사람'이었으며, 또 다른 3분의 1은 육체노동 등 일상적인 직업을 가진 평범한 중산층이었다. 나머지 3분의 1은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불우한 배경을 가진 이들로 구성했다.

이후 UCL은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의사 진단서, 인지 테스트 등 여러 자료를 종합해 이들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인지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유리한 상위 3분의 1에 속하는 그룹은 최하위 3분의 보다 치매 진행 확률이 낮았다.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과 비교할 때 부유한 사람은 '경도 인지장애'에서 회복해 '건강한 인지 상태'로 돌아갈 확률이 56%로 나타났다. 고등교육을 받았거나,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이들도 최하위 그룹보다 훨씬 높은 회복률을 보였다.

연구 책임자인 도리나 카다르 UCL 행동과학 박사는 "우리 연구는 경도 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이행할 위험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인지 장애를 건강한 인지 상태로 되돌릴 가능성을 향상하는 데 있어 부, 교육 수준, 직업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해당 연구는 특정 사회경제적 요인이 인지 건강에 미치는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대신, 연구진은 "교육 수준이 높고, 지적으로 까다로운 직업은 (다른 직군보다) 더 많은 정신적 자극을 제공할 것"이라며 "인지 장애와 치매로부터 개인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교육 수준이 높고 지적으로 도전적인 직군에 종사하거나, 의료·건강 자원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유한 사람들은 인지장애 초기에 기능을 개선할 기회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