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도시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현직 공공기관 간부가 주변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기존 직장에서 사직하지 않아 두 달 이상 업무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4일 충남 천안시에 따르면 천안도시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9월 공개모집을 통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 현직 간부 A씨를 최종 사장 후보자로 결정했다. 하지만 A씨가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취업 심사 절차를 밟지 않아 아직까지 사장으로 임명되지 못하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A씨는 시장에게 임명장을 받고 이달 1일 취임해 업무를 시작해야 했다. 전임 사장은 지난달 30일 퇴임식을 하고 사무실을 비웠다.
LH 전문위원(전 본부장)인 A씨가 천안도시공사 사장에 취임하려면 LH에서 명예퇴직한 뒤 인사혁신처의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A씨는 현재까지 인사처에 취업 심사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취업 심사는 통상 현직을 그만둔 뒤 직전 소속 기관(LH)이 신청한다.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는 매월 중순까지 신청서를 받고, 그달 말에 심사한다. A씨는 이달 중순에야 명예퇴직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도시공사 현안 사업이 산적한 상황에서 사장 자리가 두 달 넘게 비게 되자 지역사회에서 비판이 나온다. A씨는 기존 직장에서 명예퇴직으로 금전적 보상을 받고, 지방공기업 사장 임기 3년도 보장받는다.
천안도시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9월 10일 낸 공고에서 ‘공사는 퇴직 공직자 취업 제한 기관으로 퇴직 공직자는 공직자윤리법 제17조에 따른 취업 관련 절차를 유념해 지원하라’고 안내했다. 애초 공사가 취업 관련 절차를 완결하지 못한 지원자를 선발한 게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시는 채용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재직자는 임용 후보자로 통보받은 뒤 바로 취업 심사를 받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A씨도) 취업 심사 절차를 거치면 내년께 공식 취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