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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양당 후보가 초박빙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이미 7500만명의 투표자가 사전투표를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사전투표자가 역대급 규모를 기록한 만큼 ‘최종 승자’ 발표까지 일주일 넘게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직전 대선 절반가량이 사전 투표 마쳐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미국 전체 사전투표자는 7500만명을 넘겼다. 약 4072만명이 사전투표소에서 대면으로 사전투표를 했고 약 3437만명은 우편투표(투표소 도착분 기준)를 마쳤다고 플로리다대학교 선거연구소가 밝혔다. 이는 2020년 투표자(1억5460만명)의 48%가 넘는 수치다. 미국 정치 매체 악시오스는 “사전투표와 우편투표가 점점 대중화되고 있다”며 “미국 정치에서 사전투표·우편투표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올해 대선 사전투표자 수는 2016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당시 4724만명이 사전 투표했고 그중 우편투표자는 2422만명이었다. 직전 대선이었던 2020년에는 코로나19라는 특수성이 있어 1억145만명이 사전투표를, 그중 6564만명이 우편투표를 했다. 아직 사전 대면 투표 기한이 남은 데다가 투표소에 도착하지 않은 우편투표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전투표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마이클 맥도날드 플로리다대 정치학 교수는 “사전 투표를 통해 예측한 결과 올해 대선 투표율은 2016년(약 60%)과 2020년(약 66%)의 사이일 것”이라며 “2020년을 제외하면 올해 투표율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사전 투표를 독려하면서 사전 투표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대선에서 우편투표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했던 트럼프도 이번에는 지지자들에게 사전투표를 장려했다. 다만 사전투표 수행자 비율은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지지자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ABC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는 사전투표를 했다고 밝힌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62%, 트럼프 전 대통령은 3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해리스 부통령 역시 우편으로 사전 투표를 마쳤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흑인 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사실 나는 방금 우편투표 용지를 작성했다”며 “투표용지가 캘리포니아로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우편투표 집계 끝나야 윤곽 잡힐 듯투표일 직전까지 양당 후보가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어 올해 대선 결과 발표가 선거 후 며칠이 지나서야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대부분의 주에서 선거 당일 저녁이나 다음 날 새벽이면 결과 윤곽이 잡히지만, 경합주나 우편투표 처리가 지연되는 주에서는 결과 발표까지 며칠 더 걸릴 수 있어서다. 2020년 대선 때도 선거 후 4일째가 되어서야 미국 언론에서 조 바이든 당선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우편투표는 밀봉된 봉투를 열어 선거구별로 분류하고 유권자 서명을 확인하는 등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대다수 주에서는 선거일 전부터 우편투표물의 분류 및 확인 작업이 허용되지만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경합주 7곳은 선거일 당일 아침에야 투표물을 개봉할 수 있다. 특히 경합주 중 한 곳인 애리조나주는 지역이 넓어 우편투표 비중이 큰데, 투표일 당일까지 우편투표 접수가 가능하다. 그만큼 개표와 집계가 늦어질 수 있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애리조나주의 우편투표 집계가 끝날 때까지 최대 13일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