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 수순에…"이제 2차전지의 시간" 개미들 '들썩' [이슈+]

입력 2024-11-04 11:57
수정 2024-11-04 13:05

거대 야당을 이끌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끝내 동의 입장을 밝히면서 4일 국내 증시가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대형주들이 뛰면서 지수가 3%대 강세다. 업종별로는 개인들의 매매 비중과 선호도가 높은 2차전지와 바이오주가 '금투세 폐지' 수혜주로 부각됐다.

4일 오전 11시15분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24포인트(1.27%) 오른 2574.6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지수는 22.29포인트(3.06%) 급등한 751.34를 나타냈다.

업종별 지수 움직임을 보면 헬스케어와 2차전지, 반도체 등 업종이 강세다. 이 시각 기준 코스피 200 헬스케어(3.2%), 철강·금속(2.8%), 전기·전자(2.15%), 의약품(2.17%), 제조업(1.73%) 순으로 오름폭이 크다.

종목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3.9%)와 LG에너지솔루션(3.03%), 기아(2.76%), 셀트리온(2.6%) 등이 강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대장주 알테오젠(8.13%)을 비롯해 에코프로비엠(7.25%), 에코프로(7.12%), HLB(4.7%), 리가켐바이오(8.71%) 등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이날 상승은 금투세 폐지에 키를 쥐고 있던 이 대표가 금투세 폐지에 동의 입장을 나타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투세는 주식과 펀드 등 금융투자로 얻은 이익이 5000만원을 넘으면 초과 액수에 대해 22∼27.5%의 세금을 물리는 것이 골자다.

개인 투자자들의 발목을 쥐고 있던 금투세 시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국내 증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고 부진했던 지수가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도 일제히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 초반 추이와 연동되는 것을 볼 때, 금투세 폐지 영향으로 증시가 오르고 있다고 추정된다"며 "업종별 접근은 무의미해 보이며 금투세 시행으로 인한 우려가 드리워졌던 코스닥시장에 전반적으로 호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 매매 비중이 높은 2차전지와 바이오주가 이날 일제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센터장은 "개인들의 선호와 매매 비중이 높고, 주가 변동성이 높은 섹터들 위주로 강한 반응이 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바이오주는 금리 인하와 맞물려 이전부터 상승세를 탔던 업종이고, 2차전지는 과대 낙폭 시선이 있는 업종"이라며 "투자자들은 수급이 애매한 업종보다는 '확실하고 강한 업종'으로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웅찬 iM증권 시황 담당 연구원은 "2차전지 등이 금투세 폐지 수혜를 강하게 받는 모습"이라며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 수급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크고 개인들 응집력이 좋은 '강한 테마'라는 인식이 있는 종목들이 수혜주로 꼽힌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소형주 수급이 워낙 얇다보니 '금투세 폐지' 등 소식이 유가증권시장 소속 종목들 대비 더 빠르고 크게 주가에 반영되는 측면이 있다"며 "미 대선에서 두 후보의 당선에 따른 변수가 크다보니 이번주 대선이 끝난 뒤 특정 업종에 접근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선 현 증시 움직임에 '금투세 폐지' 영향은 미미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해리스의 승리 가능성이 커지면서 '법인세 인상' 우려로 미 증시가 부진한 반면 달러 약세 기반으로 국내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것"이라고 짚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