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역행하는 채권시장…'분산'이 답이다

입력 2024-11-03 17:36
수정 2024-11-04 00:21
주요국 중앙은행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 9월 4년6개월 만에 빅컷(기준금리 한번에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며 통화 완화 사이클에 들어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할 확률은 95%이고, 12월 인하 가능성도 74%에 달한다.

한국은행도 38개월 만인 지난달 1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국내외 채권금리는 올라가고 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9월 연 3.6%에서 최근 연 4.2%를 넘어섰다. 이 기간에 미 국채에 투자했다면 0.6%포인트의 금리 상승이 투자 손실로 이어졌을 것이다.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한 것은 양호한 경기 지표로 연착륙 기대가 커지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피벗 시작 시점에 시장금리가 상승한 지금은 장기 채권을 저렴하게 살 기회다. 금리 변동성에 대비한 채권 투자전략은 잔존 만기(듀레이션)와 종류별로 분산투자하는 것이다. 장기 채권은 금리 민감도가 높아 투자 시점을 분산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국채와 지방채, 우량 회사채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단기 채권형 펀드와 이자수익 및 자본차익을 추구하는 장기 채권을 균형 있게 투자하는 바벨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신흥국 채권이나 하이일드 채권은 높은 이자 수익과 함께 자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막연한 목표보다 구체적인 기대수익률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금리도 주가처럼 하단과 상단이 형성돼 있다. 주식처럼 채권도 분할 매입을 통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춰보자. 단기채와 중기채, 장기채로 듀레이션을 분산하고 국가별, 투자등급별로 채권을 나눠 담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기대수익을 높여보자.

정선미 KB골드앤와이즈 더퍼스트 반포센터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