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업황 부진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금양 주가가 최대주주가 시중 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소식에 반등했다.
지난 1일 금양은 5.54% 오른 4만3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17% 넘게 오르기도 했다. 전날 금양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계획과 더불어 최대주주의 무상증여를 발표한 영향이다.
금양은 지난달 31일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총 3000억원을 유상증자한다고 밝혔다. 제3자 배정 대상자는 류광지 금양 회장과 류 회장이 대표로 있는 법인 케이제이인터내셔널, 케이와이에코 등이다. 투자자의 이목을 끈 부분은 신주 발행 가격이다. 금양은 신주 발행가를 5만700원으로 정했다. 기준 주가인 3만8962원 대비 30% 할증된 금액이다. 1일 종가인 4만3800원과 비교해도 15.75% 비싼 가격이다.
회사 측은 류 회장 등 대주주가 회사에 대여한 3000억원의 단기 자금을 제3자 배정으로 출자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430%인 금양의 부채 비율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금양은 류 회장이 주식 1000만 주를 회사에 무상증여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1일 종가 기준으로 4150억원어치다. 무상증여한 주식을 처분해 2차전지 공장 설비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류 회장이 최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등으로 논란이 생기자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이런 조치를 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금양은 지난 9월 몽골 광산 사업의 경영계획 공정공시를 대폭 정정하면서 ‘실적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금양이 향후 대주주 물량을 대거 처분할 경우 주가가 다시 하락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4000억원어치에 달하는 만큼 수급에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