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력망 교체 붐…국내 전압기 관련기업 주가 '짜릿'

입력 2024-11-03 17:39
수정 2024-11-04 00:23
미국 시장의 강한 수요로 전력기기 시장 호황이 이어지자 증권사들이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등 국내 대표 전압기 관련주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리고 있다. 한동안 주춤하던 주가도 껑충 뛰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효성중공업은 4.11% 상승한 41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동안 내리막을 걷던 주가는 올 9월 저점 이후 68.01% 급등했다. 삼성(40만5000원→48만원) 미래에셋(46만원→52만원) NH투자(41만원→50만원) 신한투자(38만원→51만원) 등 4개 증권사는 이달 1일 일제히 효성중공업 목표주가를 올렸다.

지난달 16~18일에도 상상인(46만5000원→50만원) 하나(40만원→52만원) LS(46만원→56만원) SK(40만원→50만원) 등 4개 증권사가 효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증권사들이 효성중공업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린 것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영향이다. 효성중공업 매출(1조1452억원)과 영업이익(1114억원)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 1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17%, 전 분기 대비 78% 늘어난 수치다.

수익성이 높은 북미지역 매출 비중(25%)이 전 분기 대비 9%포인트 증가한 영향이다. 미국 노후 전력망 교체 주기가 도래한 데다 인공지능(AI) 관련 전력 수요까지 급증하면서 미국발(發) 초고압 변압기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력기기 부문의 3분기 신규 수주액은 18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2% 급증했다. 조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초고압 변압기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전력기기 부문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로 올라갈 여지가 많다”며 “유럽 지역의 수주 단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영 키움 상상인 KB 등 6개 증권사는 지난달 25~28일 HD현대일렉트릭의 목표주가도 일제히 상향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3분기 매출(7887억원)과 영업이익(1638억원)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6%, 91.8% 증가했다. 비수기에도 영업이익률이 20.1%를 기록하는 등 탄탄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9월 저점 대비 주가는 31.36% 올랐다. 김광식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배전반 등 수출 제품군을 늘려 3분기에도 성장을 이어갔다”며 “유럽과 중동 판매 가격도 북미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