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분쟁'·영풍 '조업중단'…아연 공급 어쩌나

입력 2024-11-03 12:10
수정 2024-11-03 12:11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으로 사업 차질이 불가피한 가운데 영풍이 폐수 무단배출로 두 달 조업을 멈추면서 국내외 아연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 기업은 글로벌 아연 생산량 10% 이상을 책임졌던 곳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영풍은 석포제련소의 폐수 유출 관련 물환경보전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이 대법원에서 확정돼 '1개월 30일' 동안 조업을 멈춘다고 공시했다.

경상북도는 2019년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발생한 폐수 유출 관련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냈으나, 영풍은 이에 반발해 조업정지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으며, 이번에 대법원도 석포제련소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했다.

또한 대구지법 형사항소5부(부장판사 김상윤)는 지난 1일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영풍과 A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0만원과 500만원을 각 선고했다.

A씨는 영풍의 종업원으로서 방지시설에 유입되는 수질오염물질을 최종 방류구를 거치지 않고 배출하고 배출시설에서 배출되는 수질오염물질을 방지시설에 유입하지 않고 배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영풍은 수질오염물질을 배출한 혐의와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지하수를 개발 이용한 혐의, 용수적산유량계를 부착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영풍 석포제련소가 두 달 후 조업을 다시 가동하더라도 고순도 아연괴를 생산할 수 있을 만큼 정상화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선 4개월가량은 정상적으로 조업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 영풍이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경상북도로부터 조업정지 10일 처분받아 가동을 중단했을 때도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때문에 국내는 물론 글로벌 아연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단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고려아연은 64만톤, 호주 자회사인 SMC가 21만5000톤, 영풍이 40만톤의 아연을 생산해 고려아연 그룹의 전 세계 시장점유율은 10%대다.

석포제련소가 생산을 멈추고 고려아연이 경영원 분쟁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는다면 글로벌 아연 가격은 상승할 전망이다. 캐나다의 제련소 한 곳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공장이 일시 폐쇄된 상황에서 영풍까지 조업을 멈추게 되면 아연 수급이 빡빡해져서다. 때문에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