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도 年 1000시간 넘게 사용…'꿈의 현미경' 2029년 청주에 준공

입력 2024-11-02 01:16
수정 2024-11-02 01:17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패권을 쥔 대만 TSMC가 매년 1000시간 이상 사용하는 장비가 있다. 방사광가속기다. 일본이 반도체 초미세 공정의 핵심 소재인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를 개발할 때도 방사광가속기를 쓴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할 때 발생하는 방사광(X선)을 활용해 물질의 초미세 구조를 관찰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는 물론 2차전지, 바이오 등 산업에 두루 쓸 수 있는 ‘꿈의 현미경’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종지부를 찍은 미국의 핵무기 개발을 실질적으로 이끈 장비로도 유명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30일 제10차 다목적방사광가속기(조감도) 구축사업 추진위원회를 열어 2029년 이 가속기를 완공하는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애초 1조454억원을 들여 2027년 완공할 예정이었는데 이보다 1189억원 더 많은 1조1643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2021년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이후 장치 및 시설 상세설계와 재료비 변동 등을 반영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그간 사업비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던 장치 발주 및 기반시설 공사를 이제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속기는 충북 청주에 부지면적 54만㎡, 연면적 7만㎡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가속기 형태는 싱크로트론(원형 가속기)이다. 빔 에미턴스는 0.1나노미터(㎚)·라디안(Rad) 이하다. 빔 에미턴스는 방사광가속기의 성능 지표로, 전자빔의 단면적과 퍼짐을 나타낸다. 수치가 낮을수록 성능이 우수하다. 빔 에너지는 4GeV(전자기가볼트), 가속기 둘레는 약 800m다. 태양 빛보다 1조 배 밝게 물질을 들여다볼 수 있다. 초기 빔라인은 10기를 구축하고 순차적으로 최종 40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말 조달청에 기반시설 건축 입찰을 의뢰하고 올해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