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담당해 온 부장검사가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직서가 수리되면 공수처 산하 네 개 수사 부서 중 4부를 제외한 세 개 부서에서 실무를 지휘하는 부장검사가 공석인 기형적인 상황이 벌어진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창진 공수처 수사2부장(33기)은 최근 “일신상의 사유”를 들어 사직서를 제출했다. 송 부장검사는 지난해 2월 수사2부장으로 임명돼 1년6개월여간 일해 왔다. 검사로 임관해 성완종 리스트 의혹 등 특별수사를 맡았고, 2016년 검찰을 떠나 법무법인 인월 대표변호사로 있다가 공수처에 합류했다.
수사2부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김 여사 명품백 사건 관련 수사 자료 일부를 최근에야 넘겨받아 수사를 본격화하려는 참이었다. 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가 지난달 17일 이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고 고발인 측이 항고하면서 공수처 수사 경과에 이목이 쏠리던 시기다. 수사2부에선 이 사건을 맡은 김상천 검사(변호사시험 1회)도 최근 사임해 지난 7월 임명된 권숙현 검사(변시 2회)만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수처 관계자는 “다음주 초 인력 재배치 및 주요 사건 재배당을 통해 수사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1부의 경우 김선규 부장검사(32기)가 과거 검찰 근무 당시 수사 기록을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2심에서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고 퇴임한 이후 반년째 부장이 공석이다. 수사3부장 역시 약 한 달째 채워지지 않고 있다.
공수처에는 명품백 사건 외에도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외압 사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관련 의혹 등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 줄줄이 고소·고발돼 있다. 사건의 복잡성에 견줘 고질적인 인력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서 수사 진척이 더디다. 공수처 근무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일부 검사는 사무실 한구석에 사표를 상시 보관하고 있을 정도로 업무 강도가 높았다”고 했다. 공수처는 오는 11일까지 부장검사 3명, 평검사 5명 등 검사 8명의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