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매장’ 위주로 소비자가 몰리는 현상은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올 들어 9월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이마트의 네 개 사업군인 대형마트, 슈퍼마켓, 창고형 할인점, 전문점 중 유일하게 매출이 늘었다. 트레이더스는 대용량 상품을 대형마트 대비 10~20% 싸게 판매하는 창고형 할인점이다. 이마트가 영업 부진 탓에 2017년 이후 매장을 꾸준히 줄여온 것과 달리 트레이더스는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2010년 1호점을 낸 이후 현재 22개로 확장했다.
코스트코코리아 매출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연매출이 2019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8월) 4조원, 2021회계연도 5조원, 2023회계연도 6조원을 차례로 넘겼다. 코스트코코리아는 18개 매장을 운영하고도 111개 매장을 보유한 롯데마트 매출을 뛰어넘었다.
균일가숍 다이소, 인디브랜드 화장품을 발굴해 판매하는 CJ올리브영 등의 돌풍도 가성비 선호 현상과 맞닿아 있다. 아성다이소 매출은 지난해 약 3조4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 증가했다.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 유통사조차 다이소 매장을 자사 쇼핑몰에 유치하기 위해 애쓸 정도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69% 뛴 4600억원에 달했다. 비상장사인 CJ올리브영의 기업 가치는 최소 5조원으로 추산된다.
백화점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을 이끌던 대기업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 상반기에 매출, 영업이익이 모두 역성장했다. 매출은 약 1조9700억원으로 4.6%, 영업이익은 1100억원으로 16.3% 줄었다. 더현대서울 등 일부 매장의 선전에도 전반적인 소비 침체와 명품 판매 감소 영향을 받은 탓이다. 지난해 10% 넘게 매출이 떨어진 ㈜신세계도 올해 매출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주력인 패션 수요 감소를 식음료 매장 매출로 간신히 상쇄하고 있다”며 “요즘 잘되는 매장은 식당, 디저트카페밖에 없는 듯하다”고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