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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가 올 들어 줄곧 ‘톱픽’(최선호주)이던 엔비디아 테슬라 등 매그니피센트7(M7)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최근 M7의 주가 상승세가 주춤하자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작은 배당 상장지수펀드(ETF)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M7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현재 시장 눈높이가 너무 높다”고 입을 모았다.
○M7 3.5조원어치 순매도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서 M7을 25억5204만달러(약 3조521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엔비디아가 11억9566만달러로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다. 테슬라(-6억5877만달러) 애플(-5억399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억406만달러) 아마존(-8943만달러) 알파벳(-8042만달러) 등 다른 M7 종목도 줄줄이 순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순매수세가 유지된 종목은 메타(8029만달러)가 유일했다.
M7과 함께 M7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도 미국 증시 순매수 ‘톱10’에서 사라졌다.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국내 투자자들의 톱픽이 되면서 엔비디아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NVDL) 등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가 줄곧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으나 인기가 사그라든 것이다.
서학개미들은 배당 ETF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투자자가 3개월 동안 미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퀴티’(SCHD)였다. 미국 대표 배당성장주를 담은 ETF로 순매수 금액만 2억3557만달러에 달했다. 기술주 강세장이던 지난 2분기(1억6412만달러)와 비교하면 순매수액이 43% 급증했다.
이외에 시장 대표지수형 ETF와 채권 ETF 등도 같은 기간 순매수 상위 목록에 올랐다. 국내 투자자들은 ‘뱅가드 S&P500’(VOO)을 1억5876만달러어치 사들였다. 나스닥100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인베스코 QQQ’도 순매수 1억3944만달러를 기록했다. ‘아이셰어즈 만기 0~3개월 미국 국채’(SGOV)와 ‘아이셰어즈 미 국채 20년물 이상’(TLT)에도 각각 8788만달러, 8462만달러가 몰렸다. ○“좋은 실적만으로는 불충분”월가에서는 M7 주가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M7에 대한 눈높이가 너무 높아진 탓에 조금이라도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 주가가 내려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쁘지 않은 실적을 내놓고도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실제로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1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6.05% 하락했다. 전날 시장 추정치를 넘어서는 3분기 실적을 내놨지만 4분기 매출 전망이 월가 예상에 못 미친 게 발목을 잡았다.
미국 투자은행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전략가는 “인공지능(AI) 덕분에 고평가받고 있지만 현재 높은 주가를 입증할 만한 성장성이 충분히 드러나지는 못했다”며 “AI 역량에 대한 잠재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선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여전히 AI 분야에서 M7만큼 매력적인 종목이 없다는 의견도 많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매력이 크지만 투자 수익을 얻으려면 높은 변동성을 견뎌야 할 시기가 왔다는 것이다. 크레이그 존슨 파이퍼샌들러 전략가는 “미국 대선과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등으로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이라면서도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는 여전히 좋은 투자처”라고 설명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