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수소 전기 하이브리드 롤링랩카 N비전74의 상징적인 아키텍처가 아이콘 바탕이 됐습니다."
이상엽 현대차·제네시스 글로벌 디자인 담당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수소 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 공개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N비전74와 완전히 똑같은 디자인은 아니지만, 이니시움을 통해 '현대차 수소차는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가겠구나'라고 하는 통일된 방향성을 녹였다는 얘기다.N비전74와 비슷한 전면부...'이니시움' 공개
이니시움은 내년 출시 예정인 수소 전기차의 방향성을 담은 콘셉트카 모델이다. 수소 탱크 저장 용량을 확대해 1회 충전 시 650㎞ 이상의 주행가능 거리를 확보했다.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609㎞)보다 길게 간다. 연료전지시스템과 배터리 성능을 높여 최대 150kW의 모터 출력을 확보했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8초다.
야외활동 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실내외 V2L 기능을 탑재했으며, 실외 단자는 220V 가정용 콘셉트에 직접 연결이 가능하도록 설계되는 등 수소차 특화 사양이 마련됐다. 실내 공간은 2열의 공간 거주성을 확대했다. 시트백 리클라이닝 각도와 리어도어 오픈 각도를 늘렸다. 수소 인프라를 유연하게 이용하기 위해 수소 충전소를 경유해 알려주는 루트플래너 기능도 탑재됐다.
디자인적 측면으로는 전면부의 헤드램프 영역이 N비전74와 꽤 닮아있다. N비전74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현대차 최고의 디자인'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수소 전기 롤링랩카다. 가장 유사한 점은 N비전74와 같이 파라메트릭 픽셀을 사용한 점. 물론 픽셀의 모양이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유사성이 보인다는 얘기다. 이 부사장은 "현대차 수소전기차 정체성을 강화해 누가 봐도 현대차인 것을 알 수 있도록 했다"라고 부연했다. 넥쏘, N비전74, 이니시움...수소 투자 지속하는 현대차넥쏘에 이어 N비전74, 이니시움까지 현대차는 수소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1998년 수소 연구개발(R&D)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수소전기차 개발을 시작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주도하에, 2004년 독자 개발 스택을 탑재한 수소 전기차를 개발했고 2013년에는 수소 전기차 '투싼ix Fuel Cell'을 양산했다. 그 5년 뒤 만들어진 넥쏘는 현재 수소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매번 완성차 업계에서 '패스트 팔로워'(빠른 추격자) 신세였던 현대차는 수소 전기 콘셉트카 이니시움까지 공개하면서 '퍼스트 무버'(선구자)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아버지의 뜻을 이어 수소 사업을 자동차에만 그치지 않고 밸류체인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4'에서 '수소 대전환'을 주제로 참가해 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를 공개하고,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HTWO 그리드 솔루션'을 선보인 바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27년간 현대차가 수소 분야에 투자한 이유는 수소의 가치에 대한 신념 때문이다"라며 "수소는 깨끗한 에너지이며 풍부한 자원으로 적극성이 높다. 기술만 있으면 누구나 쓸 수 있어 공평한 에너지이기도 하다. 수소 투자는 어려워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