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한 소녀는 해리의 꿈의 상점으로 편지 한 통을 보냈어요.
"세계 최고의 쇼, 움직이는 대극장의 크리스마스 쇼를 보고 싶어요"라고 말이죠.
해리는 소녀의 꿈을 이루어 주기 위해 열기구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해리는 소녀와 함께 움직이는 대극장을 찾으러 열기구를 몸에 싣고 하늘 높이 모험을 떠납니다.
현대백화점이 올해 크리스마스 연출에 담은 이야기다. 아기곰 '해리'가 소녀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기 위해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최고의 쇼를 펼치는 움직이는 대극장을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현대백화점은 크리스마스 ‘인증샷 명소’로 인기 있는 더현대 서울에 화려하면서도 이색적인 연출로 고객들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 역시 크리스마스 인증샷은 '더현대 서울'
현대백화점이 오늘(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더현대 서울과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판교점 전국 15개 점포와 커넥트현대 부산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움직이는 대극장(Le Grand Theatre)’ 테마를 선보인다.
유럽 동화 속 서커스 마을을 연상시키는 대형 서커스 텐트와 헬륨가스를 주입한 열기구 모형 에어 벌룬으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올해는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조형물)를 활용해 웅장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 점포 가운데 크리스마스 연출 주목도가 가장 높은 더현대 서울은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 약 높이 7m, 너비 5m 열기구 모형 대형 에어 벌룬 6개를 띄우고, 1만여개 조명으로 장식된 11채의 서커스 극장을 배치했다.
서커스 극장은 마술 극장, 묘기 극장, 음악 극장, 대극장과 상점들로 구성돼 있다. 이번 연출 하이라이트인 대극장에는 높이 8m의 대형 회전형 크리스마스트리가 있다. 이 트리를 중심으로 현대백화점 15개 점을 상징하는 15개의 캐릭터가 동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크리스마스 공간 연출을 담당한 현대백화점의 정민규 책임디자이너는 "8M 높이의 대형 트리를 회전시킨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며 "방문객들이 작년과 다른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스토리도 담았다
특히, 올해 크리스마스 연출에는 '이야기'가 담겼다. 주인공인 해리가 열기구를 타고 움직이는 대극장을 찾으러 떠난다는 설정이다. 시대 배경은 18세기 유럽으로, 당시(1730~1760년) 유행했던 예술 양식인 로코코·바로코를 구현하기 위해 화려한 색채와 곡선으로 장식된 서커스 극장과 열기구, 마차들을 배치했다.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4가지다. 해리가 마침내 대극장을 찾고 크리스마스 쇼를 관람하며 모두가 행복해한다는 결말처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으로 분열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희망’, ‘사랑’, 평화’, ‘행복’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게 현대백화점의 입장이다.
현대백화점은 공간 연출에 정성이 들어간 점을 강조했다. 정민규 디자이너는 "다른 백화점과의 차이는 이 공간의 모든 것을 수작업으로 진행했다는 점"이라며 "더현대 특성상 장비가 들어올 수 없어 여기서 다 조립을 다시 한 거다. 일러스트 작가를 섭외해 제작업체에서 모든 것을 다 손수 만들었다. 실제 서커스 공간에 사용하는 패브릭 등을 여기서도 선보였다"고 말했다.◆ 에어 벌룬부터 대극장까지
현대백화점은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 연출을 위해 실내에 에어 벌룬을 설치했다. 6개 열기구 모양 에어 벌룬들은 부드러운 파스텔 색상과 로코코 양식으로 제작했다. 6개는 각각 6대륙(아시아·유럽·북아메리카·남아메리카·아프리카·오세아니아)의 평화를 상징한다.
마술극장, 묘기극장, 음악극장 등도 있다. 대극장을 찾는 여정 속에서 해리는 서커스 텐트로 만들어진 마술극장, 묘기극장, 음악극장을 차례대로 마주한다는 설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마술극장에서는 변신 마술·부양 마술·비둘기 마술을, 묘기극장에서는 트라페즈(공중그네)·저글링·차이니즈폴 등의 묘기를, 음악극장에서는 다양한 캐릭터가 왈츠 음악에 맞춰 선보이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번 테마의 하이라이트는 '대극장'이다. 지름과 높이가 각각 12m에 달한다. 18세기 프랑스에서 유행한 로코코 양식의 조개껍데기, 꽃, 포도나무 덩굴 등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장식들과 붉은색 벨벳 커튼으로 꾸몄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