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늑대와 춤을'에 출연했던 미국 원주민 배우 네이선 체이싱 호스(48·이하 체이싱 호스)가 원주민 여성과 소녀들을 유인해 성범죄를 일삼은 혐의로 기소됐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 지방법원은 주 대배심의 결정에 따라 성폭행, 납치, 음란행위, 아동 성 학대 자료 제작·소지 등 21건의 혐의로 체이싱 호스를 기소했다.
체이싱 호스는 지난해 1월 라스베이거스 인근에서 경찰에 체포 후 기소됐다가 재판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상의 문제로 검찰의 기소가 한 차례 기각되면서 형사 재판 일정이 지연된 바 있다. 처음 체포될 당시 그는 '늑대와 춤을' 이후 유명해진 지위를 이용해 20여년간 북미 전역을 돌아다니며 자신을 '의술사'로 지칭하고 치유 의식을 행한다는 명목으로 원주민 여성과 소녀들을 유인해 성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체이싱 호스는 1990년 미국에서 개봉한 '늑대와 춤을'에서 인디언 수(Sioux)족의 소년 전사 역할로 출연했다. 실제로 그는 수족의 본거지인 사우스다코타의 로즈버드 보호구역에서 태어났다.
이번에 다시 기소되는 과정에서 보완된 기소장에는 체이싱 호스가 14세 미만이었던 소녀 1명과 성관계를 갖는 장면을 촬영한 혐의 등이 추가됐다. 2010년 혹은 2011년경 촬영된 이 영상은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그의 집안 금고 내에 보관된 휴대전화에서 발견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AP에 따르면 최근 미 전역에서 정책 입안자들과 검찰이 원주민 여성들과 관련된 인신매매와 살인, 성범죄 등 강력 사건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