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시달리던 패밀리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스가 법정관리 신청을 할 전망이다. 시대에 적응하는 데 실패했고, 인플레이션 속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TGI프라이데이스 챕터11 파산신청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댈러스에 본사를 둔 체인 본사는 며칠 안에 텍사스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연방 파산법 챕터11 파산신청은 기업이 영업을 계속하면서 채무를 재조정하는 구조조정·회생 절차로 한국의 법정관리나 워크아웃과 비슷하다.
TGI프라이데이스의 영업은 최근 수년 사이 내리막을 걸었다. 시장조사기업 테크노믹에 따르면 TGI프라이데이스의 작년 미국 매출은 7억2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나 감소했다. 작년에 292개의 미국 매장을 운영했는데, 이는 2021년보다 11% 줄어든 규모다. 올해 초에도 실적이 저조한 36개 매장을 폐쇄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미국 전역의 12개 매장을 폐쇄했다.
재정난에 몰린 회사는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고, 영국의 레스토랑 운영 기업 호스트모어는 지난 4월 TGI프라이데이스를 2억2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했으나 지난 9월 거래가 무산됐다.
TGI프라이데이스는 뉴욕의 외식사업가 앨런 스틸먼이 1965년 맨해튼에 첫 매장을 열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지역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로 인기를 끌었고, 수 십년 간 해외로도 확장했다. 한 때 44개국에 600개에 가까운 레스토랑을 운영했다. 1990년대 한국에도 진출했고 현재는 MFG코리아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체인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TGI프라이데이스는 미국 시장에서 치폴레 맥시칸그릴, 후터스 등 경쟁사에 밀려 사업이 오랜 기간 부진에 빠지며 부채가 쌓였다. 신메뉴 개발과 프로모션 등 투자 여력이 줄어들면서 고객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졌다. 코로나19로 팬데믹으로 재무 상태는 더욱 나빠졌고 2022년부터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결국 부채를 상환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