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 해임 요구…'횡령·배임' 수사의뢰

입력 2024-10-31 11:27
수정 2024-10-31 11:29

문화체육관광부가 김택규 배드민턴협회 회장의 '페이백'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31일 문체부는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배드민턴협회 사무 검사·보조사업 수행점검 결과 브리핑에서 김 회장에 대한 해임 요구와 사무처장에 대한 중징계 요청과 함께 이같이 밝혔다.

문체부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해 정부 지원 사업으로 셔틀콕 등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구두 계약을 통해 약 1억5000만원 규모의 후원 물품을 받았다. 전달된 후원 물품은 공식 절차 없이 지역에 임의 배부 됐고, 지난해 협회 공모사업추진위원장 소속인 태안군배드민턴협회로 4000만원 상당의 용품이 지급됐다. 올해는 1억4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받기로 서면 계약한 상황이다.

문체부는 "후원물품 횡령·배임 의혹에 대해서는 지난 29일 송파경찰서에 수사 의뢰했다"면서도 "직접적 책임이 있는 회장에 대해서는 '해임', 사무처장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보조금법 위반에 대한 후속 조치로 전년도 1억5000만원 반환을 명령했고, 제재부가금 4억5000만원을 부과했다. 올해분 반환액은 사업 정산 후 확정된다.

문체부는 지난 4월 워크숍 식사자리에서 욕설·폭언을 하고 과도한 의전을 지시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노무법인은 김 회장에 대한 대면조사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당일 취소, 거부 등의 사유로 결국 조사하지 못했다"면서도 "조사 결과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사실이며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문체부 조사단은 지난 28일 근로기준법에 따라 김 회장을 관계 기관에 신고했다.

문체부는 안세영 선수가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 획득 직후 지적했던 협회와 대표팀 운영 문제와 관련한 개선방안도 발표했다.

문체부는 단·복식 특성에 맞는 맞춤 훈련을 위해 대표팀 코치진을 현재 13명에서 20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기존과 다르게 총감독 산하에 단·복식별 감독을 별도로 두고 코치 10명, 트레이너 6명, 영상팀 1명을 배정하는 방안이다.

문체부는 "부상 진단과 치료에 대한 선수 선택권을 존중하고, 협회 의무위원회를 활성화해 부상 진단 시 교차검증 등 자문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의료 공간·인력 등 인프라 확충도 약속했다.

사실상 불허하는 개인 트레이너에 대해서는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대회 이후 관련 제도가 정비된 대한축구협회 사례를 다른 종목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또한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머무는 동안 대표 선수들의 주말·공휴일 외출·외박을 원칙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청소·빨래 등 부조리에 대해선 내년부터 정기 모니터링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정우 문체부 조사단장(체육국장)은 "협회가 이번에도 고치지 않으면 자정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협회 모든 임원을 해임하는 관리단체 지정, 선수 지원 외 다른 예산 지원 중단 등 특단의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