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2026·2030 월드컵 독점 중계권 획득…한국방송협회 '반발'

입력 2024-10-30 18:00
수정 2024-10-30 18:01

JTBC가 2026년과 2030년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대회의 국내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가운데,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로 이뤄진 한국방송협회가 보편적 시청권이 훼손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중앙그룹은 30일 "스포츠 비즈니스 자회사인 피닉스 스포츠가 2026년과 2030년에 개최하는 월드컵 및 2027년 여자 월드컵 대회의 한국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면서 전날 상암동 JTBC 건물에서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 잔니 인판티노(Gianni Infantino) FIFA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FIFA 조인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피닉스 스포츠는 FIFA로부터 방송·전시권을 부여받았으며, 중계권을 확보한 대회에 대해 직접 권리 행사 및 재판매를 할 수 있게 됐다. 중계권을 확보한 대상 대회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2030년 100주년 월드컵, 2027년 브라질 여자 월드컵, 2025년과 2027년 U-20 월드컵이다.

이에 앞서 중앙그룹은 2026년부터 2032년까지 개최되는 동·하계 올림픽의 중계권도 획득했었다.

2026년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시작으로 2028년 로스앤젤레스 하계 올림픽, 2028년 로스앤젤레스 하계 올림픽, 2032년 브리즈번 하계 올림픽과 이 기간 열리는 유스 올림픽에 대한 국내 중계 권리를 갖고 있다.


이에 한국방송협회는 성명을 통해 "방송은 사회적 공기(公器)로서 방송법은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행사에 대해 모든 국민이 보편적으로 시청할 수 있는 권리인 '보편적 시청권'을 규정하고 있다"며 "유료방송 JTBC의 월드컵 중계권 독점은 보편적 시청권에 관한 방송법의 정신과 도입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JTBC가 중계권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지상파 직접수신을 선택한 국민은 월드컵 시청을 할 수 없게 되고, 시청을 원할 경우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여 유료방송 상품에 가입해야만 한다고 협회는 지적했다.

협회는 보편적 시청권 제도에 대해 "1990년대 영국에서 유료방송 채널이 각종 스포츠 중계권을 독점하며 별도의 구독료를 낸 유료방송 가입자에게만 프리미엄 서비스로 제공함으로써 이를 이용할 수 없는 국민들이 해당 콘텐츠로부터 배제되는 흐름을 바로잡기 위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근본 취지 상 월드컵, 올림픽과 같은 전 지구적 스포츠 중계권은 특정 유료방송에 의해 독점되어서는 안 되며, 보편적 무료 방송 수단을 통해 모든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접근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료방송에 가입한 가구와 지상파 직접수신 가구의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원한다면 언제나 별도의 대가 지불없이 월드컵의 감동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특정 OTT에 가입해야 프로야구를 볼 수 있듯 이제 월드컵 국가대표 경기마저 돈을 내고 시청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보편적 시청권 문제 뿐 아니라, JTBC가 자사의 이익을 위해 대규모 국부유출도 초래했다고도 했다.

협회는 "지상파 3사는 스포츠 중계방송 발전협의회(Korean Sports Broadcasting Development Association)를 통해 과당 경쟁으로 인한 과도한 중계권료 인상에 따르는 국부유출을 막기 위해 공동으로 대응해 왔고, 2019년 올림픽 중계권 협상 시 JTBC에도 협상단 참여를 제의했다. 그러나 JTBC는 방송3사의 참여 제의를 거부하고 거액의 중계권료로 단독 입찰해 향후 4회의 올림픽 중계권을 독점 계약한데 이어, 이번 월드컵 중계권까지 단독으로 확보하는 등 국가적 공동협상 틀을 무너뜨리고 불필요한 국부 유출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