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에서도 ‘우영우’가 나올 수 있을까.”
포스코그룹의 인재 교육 전략은 이 질문에서 시작됐다. 김순기 포스코인재창조원 원장은 30일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4’의 ‘DEIB, 인재를 움직이는 힘’ 세션에서 “포용적인 조직 환경과 따뜻한 동료들이 있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로펌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5년 이상 인사 및 교육 업무를 담당한 김 원장은 포스코에서 인적자원개발(HRD)의 중요 요소로 여겨지는 다양성·형평성·포용성·소속감(DEIB)을 체계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세션에 참가한 마리아 모루키앤 MSM글로벌컨설팅 대표는 “DEIB는 직원 개인과 더불어 회사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DEIB가 인재 관리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지난해 갤럽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포용적인 조직에서 일하는 직원은 번아웃이 올 가능성이 30% 적고, 이직할 확률이 3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차이는 회사 이익으로 연결된다. 모루키앤 대표는 “포용적 조직은 그렇지 않은 조직보다 회의를 절반만 하고 의사 결정은 두 배 빨리 내릴 수 있다”며 “여성과 소수인종을 더 많이 채용한 회사의 재정적 성과가 30% 더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세션 연사들은 DEIB가 단발성 프로젝트로 끝나지 않으려면 조직 내재화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직원이 조직에서 심리적 안정을 느끼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수라고 했다. 조너선 여 포텐셜스페이스 창립자는 “팀원보다 경영진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