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용재 오닐 "전쟁 고아였던 어머니, 상상 못할 차별 겪어"

입력 2024-10-30 10:41
수정 2024-10-30 10:42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영화 '하와이 연가'에서 가정사를 공개한다.

30일 '하와이 연가' 측은 리처드 용재 오닐과 이진영 감독이 나눈 인터뷰 및 스페셜 포스터를 공개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영화 '하와이 연가'의 두 번째 에피소드 ‘할머니의 놋그릇’에서 ‘오빠생각’, ‘아리랑’, ‘대니 보이’ 3곡을 연주한다.

콘서트 홀이 아닌, 하와이의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연주하는 리처드 용재 오닐의 모습과 친숙하면서 애달픈 비올라 선율은 관객에게 눈과 귀 호강을 제대로 시켜줄 예정이다.

‘할머니의 놋그릇’은 1912년 17세 나이에 ‘사진 신부’가 되어 낯선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하와이로 떠난 실존 인물 ‘임옥순’의 시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세 곡 모두 고향에 대한 ‘임옥순’의 그리움과 절절한 심경을 대변하며, ‘임옥순’ 의 내레이션은 ‘천만 배우’ 예수정이 맡아 깊이를 더한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저 역시 한국 전쟁 고아였던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어머니의 성함은 ‘이복순’이고, 저의 미국 가족인 오닐 가에 입양되셨다”라고 가족사를 밝혔다.


한국을 떠나 머나먼 타지로 가게 된 여성이라는 점에서 ‘사진 신부’ 임옥순과도 공통점이 있다. 어머니를 떠올리던 리처드 용재 오닐은 “어렸을 때는 한국이 ‘미지의 나라’처럼 느껴졌는데, 20대에 한국에서 음악가로 활동하며 그 뿌리를 찾기 시작했고 어머니의 나라와 가족의 유산을 찾아가게 됐다”고 털어놨다.

또 “2004년 KBS '인간극장' 등의 다큐멘터리로 저와 어머니 이야기가 한국 대중에게 소개됐는데, 많은 사람이 우리를 따뜻하게 환영해줬다. 그게 벌써 20년 전 일이지만, 아직도 그때 한국 분들이 보여준 사랑과 환대가 마음 깊이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하와이 연가'는 121년 하와이 한인 이민사를 ‘월클’ 뮤지션들의 음악과 함께 감동적인 러브스토리로 그려낸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힘겨운 타향살이 속에서도 조국에 대한 사랑을 잊지 않고 꿋꿋이 살아간 하와이 이민자들과 자신의 어머니의 공통점 또한 언급했다.

그는 “저희 어머니 역시 전쟁을 겪고, 어렸을 때 부모를 잃었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차별도 겪었지만 정말 긍정적이시고 모든 걸 털어버리고 살아가신다”며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헌신’에 대해 기억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