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이 자녀 교육 때문에 동대문구를 떠나지 않도록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 도시’를 만드는 데 남은 임기를 집중하겠습니다.”
이필형 서울 동대문구청장(사진)은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은 1년8개월 임기 동안 공교육 내실화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동대문구에는 청량리4구역(롯데캐슬SKY-L65) 등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비교적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층이 급속히 유입되고 있다. 관내 65세 이상 노인이 6만8000여 명으로 전체(34만여 명)의 20%가 넘는 고령화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이들 젊은 인구가 오래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이에 대한 답이 바로 교육이라는 게 이 구청장의 진단이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가족 중 5%가 자녀의 중등 입시를 위해 대치동이나 노원 등으로 떠나가는 실정”이라며 “앞으로는 ‘동대문’ 하면 교육을 떠올릴 수 있을 만큼 교육 환경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는 기존에도 학교 주변 노후 시설을 개선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교육경비보조금은 매년 20억원씩 파격 인상했다. 2022년 80억원이던 보조금은 올해 120억원까지 뛰었다. 이를 포함한 재원으로 장평초등학교 앞을 비롯해 13개교 통학로에 음성 안내와 CCTV, 와이파이 기능 등을 도입한 스마트폴 42개를 설치했다. 우회전 횡단보도 앞 전광판을 통해 운전자는 보행자 통행 여부를 미리 안내받을 수 있어 교통사고 예방에 효과가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구청장은 교육 인프라 확충 계획도 밝혔다. 회기동~안암동 사이에 ‘과학의 거리’를 만들고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 허준이 교수를 초청해 수학 교실도 열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1월에는 신설동에 구립 교육센터를 확대 개관할 예정이다.
임기 중 최대 성과로는 청량리역 일대 노점상 562곳 중 175개소를 정비한 것을 꼽았다. 이 구청장은 “노점 상인과 마찰을 빚기도 했지만 구민의 지지로 원활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구는 경동시장, 약령시장 등 9개 전통시장을 통합 개발해 글로벌 톱5 전통시장으로 육성하는 ‘청량마켓몰’ 사업도 추진 중이다. 동부는 전통 먹거리와 함께 젊은 층이 많이 찾는 명소로 꾸미고, 서부는 전통시장 진흥센터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첨단 기술이 구현된 시장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제기동 한옥마을 조성 사업이 완료되면 관광객이 한옥에 머무르며 청량마켓몰을 찾고, 밤에는 야시장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