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이 반도체와 태양광,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을 분리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키로 했던 계획을 철회했다. 분할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 합계액이 기존 분할계획서를 통해 공시한 500억원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주식매수청구권 청구 금액을 보고하고 분할 진행 여부에 대해 논의한 결과 인적·물적 분할 계획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사업부문별 독립책임 경영을 위한 인적 및 물적분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적분할로 신설되는 주성엔지니어링(가칭)은 반도체 기술 개발 및 제조 사업을 전문으로, 존속회사의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해 설립되는 비상장기업 주성에스디(가칭)는 태양광 및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및 제조 사업 전문 기업으로 운영키로 했었다. 현 주성엔지니어링은 투자, 부동산 관리 등의 기능만 맡는 주성홀딩스(가칭) 역할을 할 계획이었다.
이번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은 지난 8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승인 가결됐다. 하지만 분할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신청 규모가 기존 설정한 한도 금액인 500억원을 초과한 것. 이에 이날 이사회에서 재논의한 결과 "급변하는 세계 환경에 대한 대응과 혁신기술에 대한 지속 투자를 위해 필요한 현금 여유분 보유를 위해, 그리고 기존 주주들의 공평한 이익을 위해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를 상향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이로써 향후 예정된 분할에 관한 일정은 모두 취소됐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주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주가 안정 도모,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500억원어치 자기주식을 취득하겠다고도 밝혔다.
이 회사는 이날 3분기 실적도 잠정 공시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1472억원, 영업이익은 522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 71.0%, 744.1%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35.5%를 기록했다. 올해 실적은 3분기까지 누적으로 매출 3011억원, 영업이익 953억원으로 작년보다 각 61.5%, 953.9% 급증했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앞으로도 주성엔지니어링의 세계 최초 기술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끊임없이 혁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