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불치병 친구 휠체어 밀며 마라톤

입력 2024-10-29 11:31
수정 2024-10-29 11:32


할리우드 배우 콜린 패럴(48)이 불치병 환자의 휠체어를 밀며 마라톤을 완주해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는 평이다.

28일(현지시간) 미 CNN과 NBC 방송 등에 따르면 패럴은 불치병인 수포성 표피박리증(EB) 환자를 지원하는 아일랜드 자선 단체 'DEBRA'를 위한 모금을 목표로 전날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마라톤에 참여했다.

아일랜드 출신인 패럴은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친구이자 EB 환자 에마 포가티(40)와 함께 모금 운동을 기획했고, 이번 마라톤 코스의 마지막 4㎞ 구간을 포가티가 탄 휠체어를 밀며 함께 달렸다.

포가티는 태어났을 때부터 EB 진단을 받았다. 왼팔과 오른팔의 피부가 없는 상태로 태어나 아주 살짝만 스쳐도 물집이 생겨 고통받아 왔다. 신시내티 어린이 병원에 따르면 '나비 피부'로 불리는 이 질환은 5만명 중 1명이 걸리는 희소병이다. 유전자 돌연변이로 피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매우 취약해져 상처와 감염이 발생한다.

패럴은 포가티와 15년 이상 우정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포가티의 40번째 생일을 축하하고자 패럴은 마라톤에 참가하고, 포가티의 휠체어를 밀며 마지막 구간을 함께 달렸다. 이와 함께 모금 운동도 진행했다.

마라톤을 마친 후 패럴은 "나는 포가티를 수년간 알아 왔고, 그는 용기와 순수한 결단력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는 사람"이라며 "이 달리기는 그녀가 매일 견뎌야 하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포가티는 "매우 흥분되고 극도의 감정을 느낀다"며 "올해 저는 40세가 됐고, 그걸 크게 기념하고 싶었는데 여러분들 덕분에 더욱 특별할 수 있었다"며 관심에 고마움을 전했다.

포가티는 "누구도 내가 이렇게 오래 살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나와 같은 유형의 사람들은 거의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40대가 되는 게 기적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지만 지금 나에게는 기적"이라고 덧붙였다.

패럴은 장애를 가진 성인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의 아들인 제임스는 희소 신경유전질환인 엔젤만 증후군을 안고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패럴은 지적 장애가 있는 성인 자녀를 둔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콜린 패럴 재단'을 설립했다.

한편 패럴과 포가티는 이번 마라톤 행사에서 70만 달러(한화 약 9억7000만원) 이상을 모금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