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글로벌 풋웨어 시장 고성장…토종 브랜드 '르무통'에 주목

입력 2024-10-29 10:19
수정 2024-10-2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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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


주식투자자라면 일상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가 많다. 피터 린치도 그랬다. 피터 린치는 “당신이 약간의 신경만 쓰면 동네 쇼핑상가 등에서 월스트리트 전문가들보다 훨씬 앞서 굉장한 종목들을 골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는 데커스(호카), 온러닝(온)과 같은 러닝화에 관심이 집중되며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러닝화 열풍이 불고 있고, 해당 회사들의 실적도 고성장을 이루고 있다. 러닝화를 포괄하는 글로벌 풋 웨어 시장 규모는 660조원에 달하고 있어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고, 아직 우리나라에는 유명 브랜드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신발 브랜드 ‘르무통’의 약진이 눈에 띄고 있어 르무통과 관련주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국내기업 : FSN에 주목
동사는 2007년 설립, 2016년 한국제7호기업인수목적 주식회사와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스팩 상장한 디지털 마케팅 전문 기업이다. 동사는 2014년 옐로모바일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2021년 서정교, 이상석 두 대표이사가 동사 지분을 인수하면서 독립에 성공했다.

옐로모바일은 한때 조 단위 몸값을 평가받던 유니콘 기업이었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주식 스왑 방식으로 수많은 모바일 벤처 기업들을 인수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과 유동성 문제로 2017년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시장에서 사라졌다.

서정교, 이상석 각자 대표이사는 제이투비(SPC)를 설립, 동사 경영권을 가져온 뒤 빠르게 정상화 작업에 착수했다. 상호를 퓨쳐스트림네트웍스에서 FSN으로 변경하고, 자회사 통폐합 및 적자 사업부 축소 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브랜드 액셀러레이팅 사업을 통해 링티, 르무통 등의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육성하며 회사의 체질 개선을 이뤄나가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본업: 아직도 어두운 광고 업황. 그러나 인공지능(AI) 활용한 비용 효율화 확인
동사는 광고업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광고 제작부터 퍼포먼스 마케팅, 검색 광고, 애드 네트워크 등 광고주에게 필요한 'A-Z'를 제공한다. 동사는 31개 종속기업을 거느린 사업지주 회사로, 광고업은 주로 모회사와 애드쿠아인터렉티브, 마더브레인, 레코벨, 넥스트미디어그룹 등의 자회사에서 담당하고 있다.

광고시장은 경기의 바로미터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광고 시장은 러-우 전쟁, 미국의 긴축정책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3.1% 수준 역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역시 OECD의 한국 GDP 성장률 전망치 하향, 중동의 지정학적 분쟁, 미국의 대선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국내 광고 업황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사의 주력 시장인 모바일 광고 시장은 2023년에도 전년 대비 5.5% 성장한 7.2조원, 2024년에는 5.1% 성장한 7.5조원이 전망된다. 모바일 광고업계에서 20여년의 업력을 쌓은 동사는 부진한 업황에도 4000억원 이상 취급고를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

또한 동사는 올해 자회사 애드쿠아인터렉티브 내 AI 조직을 신설, AI로 광고를 제작하는 자체 솔루션 ‘크리엑스닷에이아이’를 개발했다. 해당 솔루션은 광고에 대한 기본 정보와 요청사항을 입력하면 30개 이상의 비주얼 및 카피라이트 등을 제시, 디자이너가 최종 커스터마이징과 리터치 작업만 진행하면 된다.

올해 하반기 공개된 ‘대다모’ 광고 영상은 동사 자체 개발 솔루션을 기반으로 BGM을 포함한 광고의 모든 부분을 생성형 AI를 통해 제작한 것이다. 약 2주 에 걸쳐 불과 500만원이라는 비용으로 해당 광고를 제작했다.

○한국판 HOKA, 르무통의 등장
동사는 자회사 부스터즈(지분율 77.34%)를 통해 브랜드 액셀러레이팅 사업을 전개 중이다. 부스터즈는 사내 벤처로 설립, 현재까지 약 10개의 성장성 있는 초기 브랜드 및 플랫폼 기업에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단순 지분투자 후 차익 실현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적극적인 브랜드 액셀러레이팅 이후 그 수익을 공유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한다. 국내 1위 디지털 마케팅 기업인 모회사의 지원으로 보다 효율적인 광고?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 링티와 르무통이 있다. 수분 충전 음료 링티는 2019년 지분 투자 이후 빠르게 성장해 2023년 매출액 472억원을 달성했다. 출시 7년차를 맞이하는 링티는 누적 판매 1억 포를 기록하며 전국민이 아는 대중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으며, 링티 제로, 유산균, 할랄 제품 등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와 수출 본격화로 꾸준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르무통은 우주텍에서 론칭한 신발 브랜드로, 극강의 가벼움과 편안함을 추구한다. 동사는 2022년 말 르무통과 마케팅 파트너십 계약 체결, 2024년 7월 지분투자(지분율 40%)를 진행했다. 이미 의결권을 과반 이상 위임을 받아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되어 있다. 르무통은 호카, 온러닝 등 편안한 신발 브랜드들의 유행과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올해 9월에만 75억원의 월 매출액을 달성했다.

부스터즈의 여러 브랜드들 중에서도 최근 르무통의 약진이 압도적이다. 르무통은 메리노울(메리노 품종의 양털)을 베이스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원단을 주 소재로 하여 뛰어난 통기성과 착화감을 자랑한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러닝 열풍과 디자인 보다 편안한 신발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르무통은 토종 신발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높은 데이터 트래픽을 보이고 있다.



○르무통, 호카와 온러닝을 넘어선 데이터 트래픽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풋 웨어 시장규모 660조원을 전망했다. 동사는 현재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 등 글로벌 진출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런닝화 열풍으로 신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르무통의 네이버 데이터 트래픽(그림12 참조)은 호카와 온러닝을 상회하는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 주목이 필요하다.

신발산업진흥센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신발 시장은 10.3조원으로, 이 중 60%를 운동화 및 스니커즈가 차지하고 있다. 해당 시장 중 글로벌 브랜드가 아닌 비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인 7500억원 수준으로, 토종 브랜드인 르무통이 성장할 수 있는 여지는 아직도 충분하다 판단된다. 현재 르무통은 약 120개의 신발 종류를 보유하고 있다.

전국 16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매출은 온라인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일본 및 북미 시장 진출과 어페럴 카테고리 확장을 계획하고 있어 매출액 성장의 기울기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식물성 콜라겐 드링크 브랜드인 플랜트, 서울반도체와 협업해 자연광과 유사한 LED 제품을 판매하는 썬라이크, 탈모 예방 샴푸 브랜드인 플랜비바이오 등도 동사와의 협업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시현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적인 브랜드 액셀러레이팅을 통해 부스터즈의 매출 또한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이퍼코퍼레이션 인수를 통한 사업 구조 재편
올해 2월 동사는 코스닥 상장기업 메디프론의 지분 인수 결정 공시(지분율 34.09%)를 진행했다. 동사는 약 462억원을 투입해 메디프론의 구주와 신주를 매입하여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가중평균 매수단가는 약 1292원이다. 이후 메디프론은 사명을 하이퍼코퍼레이션으로 변경하고, 동사가 보유하고 있던 메이크어스, 이모션글로벌, 핑거랩스의 지분을 인수했다.

또한 하이퍼코퍼레이션은 기존 영위하고 있던 HMR 사업부를 매각하고 에스씨에이티(교육 지원 서비스업), 엑스큐어(스마트키 제조), 기프트레터(모바일 상품권 도,소매업) 등의 지분 인수를 공시했다. FSN의 전일 기준 시가총액은 667억원이지만, 하이퍼코퍼레이션 지분 가치만 472억원에 달한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이 동사로부터 인수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메이크어스는 디지털 미디어 채널 딩고(DINGO)를 운영, 이모션글로벌은 디지털 광고 에이전시, 핑거랩스는 블록체인 및 NFT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동사의 하이퍼코퍼레이션 인수와 자회사들의 지분양수도는 통해 캐시카우 사업과 장기적인 R&D 투자가 필요한 사업을 분리하겠다는 전략으로 판단된다. 기존 하이퍼코퍼레이션에서 영위하던 로지텍 브랜드 유통 사업과 치매 치료제 신약 및 치매 조기 진단키트 개발 사업은 지속될 예정이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을 통한 사업 구조 재편이 완료되면 동사는 전보다 효율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하이퍼코퍼레이션 인수로 인한 현금 유출로 재무적 부담이 늘어난 것은 리스크 요인이다. 동사는 현재 약 294억원의 전환사채(전환가능주식수 약 1130만 주)가 남아있는 상황으로, 현 주가는 전환가액(10회차 2749원, 11회차 2943원, 13회차 2750원) 대비 낮기 때문에 주식 전환이 아닌 추가적인 자본 조달을 통해 채권을 상환할 가능성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