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산업의 성지로 떠오르는 포도 주산지 영천

입력 2024-10-29 14:58
수정 2024-10-29 14:59
포도 주산지인 경북 영천의 강변공원에서는 지난 12~13일 와인페스타가 열렸다. 행사장 입구에서 와인잔을 구입한 축제 참가자들은 10개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각양각색의 와인을 마음껏 시음하는 호사를 누렸다.

이날 축제장에는 세계 5대 와인 품평회 가운데 하나인 베를린 와인트로피에서 네 번이나 수상한 오계리와인, 올해 금상을 받은 위와이너리와 대향와이너리 등에서 출품한 와인이 10개의 부스마다 전시돼있었다. 서울에서 온 김은아씨는 “영천에서 이렇게 많은 와인이 생산된다는데 놀랐지만, 제품이 다양하고 와인병의 디자인이 너무 멋지다”고 말했다.

영천시는 2006년 와인산업을 육성 선포식을 시작으로 총 14개의 와이너리를 조성했다. 영천의 와인산업은 지난해 기준 27만병을 생산해 매출은 30억원에 달한다. ○와이너리마다 특색 가득한 와인 생산영천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와이너리인 뱅코레와이너리(대표 하형태)는 40년 경력의 와인 전문가인 하형태 대표가 자녀와 함께 운영하는 가족형 와이너리다. 양조용 전문포도 등 15종의 포도와 오디, 감을 생산· 수확해 3년 이상 숙성시킨 와인을 판매한다. 서재구 이사가 “감이 화이트와인 같은데 타닌 성분이 있어서 바디감이 좋아요”라고 설명하며 시음을 진행했다. 뱅꼬레와인은 영천 이외의 시군과 협력해 OEM와인을 생산하고 기술이전도 할 계획이다. 소믈리에인 서 이사는 “와이너리는 영천에 집중돼있지만 각 지역의 특산물로 와인을 만들어 경북의 와인 클러스터를 만들고 관광 자원화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베를린 와인트로피에서 지난해와 올해 금상을 받은 대향 와이너리(대표 정동규)는 연간 8t, 약 1만병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시그너처 와인인 대향아이스에 방문객들의 관심이 많았다. 제1차 한러지방협력포럼에서 대통령 오찬주로 선정됐던 오계리와인(대표 조성현)은 국제품평회 수상 경력이 많은 영천의 대표적인 브랜드다. 다양한 와인병과 디자인을 선보인 고도리와인도 영천의 대표 브랜드다. 2009년부터 와인을 제조했고 2016년부터 스파클링 와인제조시설을 도입했다. 2011년 이후 대한민국와인대상과 주류대상을 잇달아 수상할 정도로 국내에서 인기가 높다. 영천시 대창면의 2개 와이너리는 관광객의 방문이 많은 곳이다.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블루썸 와이너리는 와인생산 외에 마을여행사도 운영하면서 마을 여행상품과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창면의 까치락골와이너리에서는 감자, 옥수수, 된장, 장아찌 등 토속음식, 훈제 바비큐와 함께 소믈리에가 직접 제조한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숙박도 가능해 체험객의 방문이 많다.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와인터널 운영영천시는 천문로 농업기술센터에 영천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와인갤러리와 와인터널, 와인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와인터널은 폭 4m, 길이 70m에 달하는 인공터널로 연간 3만명이 방문하는 명소다. 지난 4월 와인터널 입구 벽면에 벽화 포토존을 설치하고 갤러리와 터널도 새 단장을 한 후 인기를 끌고 있다. 와인학교는 5~12월 소믈리에와 양조 등 2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최기문 영천시장은 “새 단장을 한 와인터널이 MZ세대에게 친근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영천이 와인관광의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이색숙박시설을 짓고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영천=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