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 헌신적인 직원이 많아지고 긍정적인 직장 문화에도 기여해 더 나은 업무 성과를 냅니다.”
마리아 모루키앤 MSM글로벌컨설팅 대표(사진)는 ‘글로벌인재포럼 2024’를 앞두고 이뤄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사관리(HR)에서 소속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미국에선 인종, 성별 등과 관계없이 모든 구성원을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뜻하는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에 ‘소속감(belonging)’을 추가한 ‘DEIB’가 HR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모루키앤 대표는 “자신이 놓인 환경에서 심리적·신체적 안전함을 느끼려는 인간의 본능이 있다”며 “소속감을 느끼는 구성원일수록 역량이 뛰어나고 이직률이 낮다”고 설명했다.
그간 DEIB 가운데 다양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젠 다른 요소를 골고루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모루키앤 대표는 “단순히 다양한 사람을 모아두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취미나 관심사가 같은 직원들이 꾸리는 개별 모임인 직원리소스그룹(ERG)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루키앤 대표는 “많은 미국 기업에서 여성, 소수인종, 40세 미만 직원 등이 모여 ERG에 참여한다”며 “경험을 나누고 회사 방침에 집단 의견을 내기도 한다”고 했다.
DEIB 원칙이 일부에게 역차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는 본질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수백 년간 백인 남성으로 대변되는 특정 집단에 부당한 혜택을 주는 관행이 있었다”며 “공정성은 이런 장벽을 제거해 그간 소외돼 온 집단에 성공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조직 구성원이 이런 문제에 관해 충분한 정보를 인지하고 방침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경영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 문화에 대한 조언도 건넸다. 모루키앤 대표는 “새로운 육아휴직 정책 등 한국이 공정성을 중심으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임원급에서 여성의 채용 및 승진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9월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 등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의 전체 임원 중 여성은 7.3%에 불과하다. 여성의 평균 연봉은 남성의 68.7% 수준으로 한국의 남녀 연봉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1위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빠르게 늘어난 국내 체류 외국인과 관련한 소수인종 차별도 경계하라고 제언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내국인은 전년 대비 0.2% 감소했지만 외국인이 18만3000명(10.4%) 이상 늘어 전체 인구가 증가했다.
모루키앤 대표는 “이민자를 포용하는 정책과 문화를 고려해야 한다”며 “여성 및 소수인종의 대표성이 있는 조직일수록 재정적으로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